요즘은 방송의 트렌드에 따라 의료시장이 좌지우지된다. 지난해 모 방송사의 드라마에서 위암을 뒤늦게 발견하고 주인공이 죽자 갑자기 위내시경 검진율이 급등했다가 올해에는 반대로 내시경 소독문제가 보도되자 중소병원의 경우 검진율이 20~30%나 떨어졌다.
위암은 여러 암 중 발병률과 사망률이 가장 높아 조기 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위암은 1기 때 발견하면 생존율이 85~95%로 매우 높은 반면 2기(70%), 3기(30~50%), 4기(10%)로 심화될수록 살아남을 확률이 크게 떨어지는 암이다. 때문에 TV보도를 이유로 검진을 기피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하게 될 수도 있다.
국립암센터 이은숙 암예방검진센터장은 “의료수가만 조정되면 모든 병원이 1회용 내시경을 쓸 수 있을 것” 이라며 “잘못된 의료계의 관행은 빨리 개선되어야 하지만 이 때문에 검사자체를 피하는 것은 차후 더 불행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일반에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위내시경 외에 위 질환을 검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위염, 위궤양, 조기위암, 대장암 등은 위장촬영술과 3차원CT 가상내시경으로 얼마든지 진단이 가능하다.
위장촬영술은 방사선학적 검사 방법으로 상부 위장관을 촬영하는 방법이다. 하얀색의 액체 조영제인 바륨을 마신 후 검사를 하게 되는데 내시경과 동일한 검진결과를 얻을 수 있다. 몸 속에 삽입하는 관 등의 기구가 없어 감염 위험이 없고 내시경에 비해 환자의 불편한 느낌이 적은 게 장점이다.
컴퓨터단층촬영(CT)을 이용한 3차원CT 가상내시경은 많이 보급되진 않았지만 진단의 정확성과 편리성이 높아 인기가 있다. 대장에 공기를 주입하고 CT를 촬영해 나오는 3차원 입체영상을 재조합, 진단하게 되는 데 대장암, 대장폴립, 염증성대장질환 등을 한번에 찾아낼 수 있다. 또 암으로 진단된 뒤 몸 속에 얼마나 퍼져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 병기(病期)를 결정할 때도 유리하다.
조재현 아주대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조기검진이 중요한 질환들을 세태에 휩쓸려 기피하는 경우 대단히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며 “내시경 검사가 거북하다면 위장촬영이나 3차원 CT 가상내시경 등 다른 검진 방법을 통해서라도 조기 검진을 피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도움말 대한영상의학회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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