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이 뻣뻣해지고 잘 돌아가지 않거나, 양 어깨가 아프면서 팔이 저리다. 시간이 지나면 중풍처럼 손놀림이 둔해져 단추를 채우거나 젓가락질을 할 수 없다. 걸음걸이도 어려워져 뒤뚱거리고 잘 넘어진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 흔히 말하는 ‘중풍’으로 알고 병원을 다녀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환자들이 있다. 바로 ‘후종인대 골화증’이다. 후종인대란 목뼈의 앞뒤에 있는 인대 중 뒤쪽 인대를 말한다. 정상적으로는 앞쪽 인대(전종인대)와 뒤쪽 인대(후종인대)가 목뼈를 사이에 두고 연결되어 목뼈와 디스크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 그런데 알 수 없는 이유로 후종인대가 뼈로 변하는 것이 바로 후종인대 골화증이다. 뼈로 변한 인대가 척수신경을 누르면 팔다리가 마비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경추(목뼈)를 전공하지 않은 의사들은 X선 촬영을 하고도 이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또 환자들이 침이나 한약 등에만 의존하다 치료 시기를 넘기는 경우도 있다.
대전선병원 척수센터 장 한 소장은 “환자에 따라 증상이 없어 우연히 외상 후 X선을 촬영하다가 발견되거나, 또는 마비증상이 나타났는데도 원인을 몰라 병원을 전전할 수 있다”며 “컴퓨터단층(CT)촬영이나 자기공명영상(MRI)촬영을 해보면 뼈로 변한 인대를 명확히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골화가 진행돼도 마비증상이 나타나는 시기는 환자마다 천차만별이다. 장 소장은 “증상이 없다면 상관없지만 마비증상이 나타난다면 회복불가능한 척수손상이 일어나기 전에 수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종인대 골화증에 대한 국내 역학조사는 실시된 적이 없으며 최근 일부 척추전문 의사들이 연구모임을 결성, 11월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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