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을 순방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4일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에 대해“한미관계에 국민이 걱정을 많이 하고, 미국에서도 그런 걱정을 하는 사람이 있다”며 “이럴 때 부시 대통령을 만나면 한동안 조용하다. 약효가 그리 길게 가지는 않지만, 이번에도 한미관계를 탈없이 조정하고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5일 저녁(현지시간) 두 번째 방문국인 루마니아에 도착한 직후 숙소호텔에서 100여명의 교민과 가진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좀 인기가 없다”며 “국민이 희망하는 수준이 아주 높기 때문에 제 인기가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국 사회의 변화 속도가 아주 빠른 것 같은데 국민은 계속 불만이다”며 “열심히 뛰고 있는데 더 뛰라고 채찍질 한다”고 국정운영의 고충을 토로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도 “끝까지 국정을 챙기겠다”, “난 열심히 하고 있다”는 다짐을 빼놓지 않았다. 해외 동포를 상대로 직설적으로 한 말이지만, 국내 여론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앞으로 노무현 당(黨)한 사람이 어디 가더라도 미안하지 않게, 사람들에게 타박 받지않게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한민수 한인회장이 환영사에서“펼치는 정책이 개인이나 단체의 호불호를 떠나 백년지대계를 위해 펼치는 거라 믿고 있다”고 성원하자, “인사하는 걸 보니 노무현당 같다”며 이같이 대답했다. 지난달 27일 노사모 핵심 회원들과의 비공개오찬에서 “힘들다”며 눈물을 흘리는 등 최근 국내에서 지인들을 만날 때면 곧잘 약한 모습을 보이던 노 대통령이다. 이번 순방에서도 교민들의 환대에 속 마음을 털어놓는 모습이다.
부쿠레슈티=이동국 기자 eas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