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7월 사임설이 나도는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를 향해 집권 노동당 내부에서 반란이 일어나는 등 퇴진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톰 왓슨 영국 국방 차관은 6일 “매우 슬프게도 (블레어) 당신이 총리 자리에 계속 있는 게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고 블레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며 물러났다.
칼리드 마흐무드, 웨인 데이비드 등 노동당 의원 6명도 이날 정무차관 직을 그만두면서 블레어 총리에게 올해 안에 구체적 사임 일정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등 당 내 반발 기류는 심상치 않다. BBC 인터넷판은 이날 노동당의 움직임을 ‘대처식 쿠데타’라고 부르며, 11년간 영국 최장 총리로 재직했던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보수당 내 반발 때문에 1990년 중도 퇴진한 것에 비유했다.
노동당 중진 의원들이 이렇게 공개적으로 블레어 총리에게 반기를 든 것은 이날 영국 언론들이 내년 7월 총리 사임설을 보도했으나 블레어 총리가 퇴진 일정을 확인하기를 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영 대중지 ‘더 선’은 블레어 총리가 내년 5월31일 노동당 당수 자리를 내놓고 7월26일 총리직에서 물러나는 시간표를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 총리실은 이와 관련 “어떠한 추측 보도에 관해서도 언급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레어 총리가 1년 안에 물러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노동당 내부에서는 이라크전 실패와 각료의 잇따른 스캔들로 지지도가 바닥을 치고 있는 블레어 총리와는 더 이상 동반자가 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레어 총리의 즉각 사임을 요구하는 당내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1997년 총리에 취임해 지난해 5월 총선 승리로 3기째 집권하고 있는 블레어 총리의 퇴진은 불가피하다.
노동당 중진 의원들은 블레어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는 편지에 연대 서명해 총리실에 전달할 예정이다. 왓슨 차관 등 6일 내각에서 이탈한 7명을 포함해 의원 17명이 이미 서명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