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행성 오락기 비리 수사를 확대해 감에 따라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사행성 게임기 심의 등을 놓고 관련 이익단체들이 중심이 돼 정ㆍ관계에 로비가 이루어졌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검찰이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문제가 된 사행성 오락기 외에 20여개 게임기에 대한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심의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라고 밝혀 게임관련 이익단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회장인 김민석씨가 이미 구속된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한컴산)와 김용환 안다미로 대표 등 사건 관련 인물 상당수가 참여하고 있는 한국어뮤즈먼트산업협회(KAIA), 김재홍 박형준 의원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행에 경비를 댄 한국전자게임사업자협의회(한게협)는 이해 관계에 따라 복잡하게 얽혀있다.
한게협은 전국 700여개 스크린 경마 게임장 업주들의 모임으로 곽형식씨가 회장을 맡고 있다. 곽씨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인 싸이렉스의 지분 5%를 갖고 있기도 하다. 곽씨는 2004년 영등위 조명현 아케이드 게임소위원장에게 스크린 경마 게임 개발업체 박모 사장과 함께 뇌물을 제공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전력이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곽씨만 통하면 어떤 게임도 심의를 통과할 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더구나 검찰이 스크린 경마 게임으로 수사 범위를 확대한 것으로 알려져 곽씨가 영등위를 상대로 실제 로비를 벌였는지 관심이다. 한게협은 7월 한컴산에 흡수되는 방식으로 통합에 합의했다.
게임기 개발업자와 상품권 발행업체 업주 모임인 KAIA는 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권한을 갖고 있는 게임산업개발원 원장 출신인 정영수씨가 회장이다. KAIA는 김용환 안다미로 대표, 게임업체 대표 윤모씨, 한게협 곽 회장 등이 이사로 참가하고 있어 의혹을 더하고 있다. KAIA는 상품권 폐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당시 협회 차원에서 폐지 저지를 위한 팀을 만들어 조직적으로 대응하고 남궁 진 전 문화관광부 장관을 고문으로 위촉, 정관계 로비에 득을 보려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김용환씨가 상품권 업체들로부터 24억원을 거둬들인 경위에 대해서는 검찰이 조사 중이다.
한컴산은 이미 회장이 구속됐지만 의혹은 여전히 남아있다. 업계에는 전 회장인 은모씨가 김용환씨와 정관계를 연결시켜주는 다리 역할을 했다는 소문이 퍼져있다. 또 김 회장이 만든 스크린 경마 게임이 영등위 심의를 통과한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영윤 기자 daln6p@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