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 박청방 회장이 5ㆍ31 지방선거를 앞두고 단체장 후보와 국회의원들에게 거액의 로비자금을 뿌렸다는 내용의 녹취록이 검찰에 접수됐다.
수원지검은 최근 한 제보자가 박 회장의 로비의혹이 담긴 A4 용지 7장 분량의 녹취록을 제출해 사실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5일 밝혔다.
7월 수원 모 식당에서 경기도회 박 회장과 부회장, 운영위원 2명과 만나 나눈 이야기를 한 참석자가 녹음해 작성한 녹취록에는 박 회장이 지방선거 때 서울 본회로부터 들어온 6,000만원을 후보들에게 건네고, 2004년과 2005년에 경기도 여야 의원 3명에게 개인돈 1억3,000만원을 전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박 회장은 이 자리에서 돈이 어떻게 쓰였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대해“(돈을 받았던 사람들 중에서) 시장 당선된 사람들이 있는데 어떻게 이야기를 하냐”며 후보들의 구체적인 신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의원 3명의 실명은 거론했다. 그러나 해당 의원들 중 2명은 이날 ‘300만원 안팎을 후원계좌로 송금받은 적은 있지만 만나지는 않았다”며 로비의혹을 부인했고 1명은 “송금도 받지 않았다”고 반발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녹취록이 접수된 만큼 로비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자를 불러 조사할 것”이라며 “일단 녹음 당시 식당에서 만난 4명중 1명을 4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진술만 들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박 회장이 협회자금을 횡령한 뒤 이에 대해 변명하는 과정에서 정치인을 거론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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