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중 생산자물가 전월대비 상승률이 1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해 등 일시적 요인에 인한 채소ㆍ과실류 가격 상승이 주 요인이라고 하지만 경기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마저 오르고 있어 가계에 적지 않은 타격을 주고 있다. 더욱이 교통ㆍ도시가스 등 공공서비스 요금인상도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 살림살이에 주름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0.8% 올라 지난해 7월(0.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3.4% 상승해 오름세가 더 뚜렷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19개월 만의 최고치다.
오름세를 주도한 것은 농림수산품으로 전월 대비 6.5% 올라, 2001년 3월 7.6% 상승 이후 5년5개월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특히 폭우 및 폭염에 따른 생육부진으로 배추, 토마토, 고추 등 채소류 가격이 전월대비 22.1% 급등했다. 이밖에 고유가 영향이 파급되면서 공산품 가격도 0.6% 상승했다. 서비스는 운수부문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0.4% 올랐다.
문제는 이 같은 오름세가 9월에도 지속되리라는 것이다. 생산자물가가 가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데는 2주에서 1개월의 시차가 있는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 요인이나 유가 불안 요인 역시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달 말과 다음달 초에 걸쳐 공공서비스 요금 인상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8월말 고속버스와 시외버스 요금이 각각 7.3%와 10.6% 인상될 예정이고 도시가스 요금도 9월부터 서울 지역 8.6% 등 전국적으로 오르게 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등 대외 요인의 불안과 공공 서비스 요금 인상 등으로 9월 생산자 물가 역시 오름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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