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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시장에 브랜드 '닭싸움' 불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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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 시장에 브랜드 '닭싸움' 불붙었다

입력
2006.09.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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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8,000억원대에 달하는 닭고기 시장에 업체간 혈전이 벌어졌다.

계기는 내년부터 시행되는 '닭고기 포장 의무화'제도. 닭고기 유통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요인을 차단하기 위해 반드시 포장상태에서 유통시키도록 한 제도다.

이 제도는 하루 8만마리 이상 생산하는 대형업체, 즉 하림 마니커 체리부로 동우 올품 등 '빅 5'부터 적용되며, 2008년 이후엔 모든 닭고기 업체에 확대된다. 포장되지 않은 '생닭'으로 유통되던 때와는 달리, 특정 회사 브랜드가 그대로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업체들로선 사활을 건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싸움을 건 쪽은 후발업체들이다. '처갓집 양념통닭'으로 유명한 업계 3위의 체리부로는 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국내 최초로 품질등급 자동분류시스템(QGS)을 도입한 도계(닭고기)라인을 7일 준공한다"고 밝혔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닭고기 내부 결점까지 찾아내는 최첨단 위생시스템을 갖춰 속살까지 싱싱한 닭고기만을 엄선할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김인식 대표는 "신공장의 생산용량은 시간당 1만6,000마리, 하루 20만마리 가량으로 기존 하루 10만마리 용량의 생산라인을 합치면 업계 2위로 올라서게 된다"며 "이번 시스템은 어느 농장에서 생산됐는지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어 프리미엄 닭 생산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하림씨앤에프는 4일 사명을 올품으로 변경하고 본격적인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올품은 당초 업계 1위인 하림이 일본수출을 위해 만든 회사였으나, 2003년 조류독감의 여파로 수출이 여의치 않자 내수쪽으로 공략방향을 선회하며, 관계사인 하림과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

올품은 현재 하루 45만마리 생산시설을 내년 상반기까지 60만마리까지 늘려 국내 최대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 또 다리, 가슴살 등 절단육 시장의 증가에 대비해 가공장 규모도 현재 5,000평에서 10,000평으로 확장할 방침이다. 업계 5위인 올품은 생산라인이 완공되면 업계 2위까지 넘보겠다는 태세다.

후발주자의 야심찬 공격선언에 선두 주자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업계 2위인 마니커는 최근 2010 비전선언을 통해 판매망을 전국으로 확장하고 아시아 지역 수출을 늘리는 한편, 친환경 기능성 닭고기를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니커는 전통식품, 편의식품, 건강식품 등 닭고기의 사업구조를 다각화, 2010년까지 매출액 5,0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부동의 업계1위인 하림은 닭고기 시장의 지각변동조짐에 긴장하면서도, 닭고기 포장 의무화가 실행되면 결국 2위와의 격차도 더 벌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하림의 시장점유율은 19%가량으로, 2위 마니커 7.4%에 비해 2배 이상 앞서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브랜드가 노출되면 1등 업체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성향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공개할 수 없지만 시행시기에 맞춰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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