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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인삼 메카 부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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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에서] 인삼 메카 부활할까

입력
2006.09.05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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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중심으로 만주와 연해주 등 북위 22~48도 지역에 자생하는 오가피과의 다년생 숙근초. 학명은 Panax Ginseng C.A. Mayer(1843). Pan은 '모든 것', Axos는 '의학'이라는 뜻이니 만병통치를 의미한다.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고, 장생불로하게 해준다는 '약초의 지존', 산삼이다.

인삼은 산삼의 씨를 갖고 인공 재배한 것이다. 학명도 산삼과 같다. 언제부터 인삼 재배가 시작됐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없지만 1,100년 전 고려 인종때 1년 동안 1,000근 정도의 삼을 거래했다는 내용이 있는 것을 보면 이때부터 부분적으로 재배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남조때 양나라 학자인 도홍경(陶弘景ㆍ456~536)은 '신농본초경'에서 '요동 일대에서 생산되는 삼은 백제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적어 고려인삼의 우수성을 인정했다. 또한 중국 의서 '명의별록(名醫別錄)'에 '백제 무령왕 12년에 양나라 무제에게 인삼을 선물했다'는 기록이 나온 이래 중국과 일본은 고려인삼을 일방적으로 수입하기만 했을 뿐이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세계 넘버원이었던 고려인삼의 현주소는 초라하다. 1990년대 초반부터 고려인삼은 국제인삼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이동필 선임연구위원에 따르면 1978년 세계 전체 인삼생산량(3,140톤) 중에서 우리나라는 73%(2,300톤)을 차지했으나 점차 내리막길을 걸었다.

국제 인삼거래 중심지인 홍콩의 2004년도 나라별 인삼수입량을 보면 캐나다와 미국에서 재배되는 서양삼(화기삼ㆍ花旗蔘)이 8,800만 달러 어치로 78%에 이르는데, 한국산 고려인삼은 1,180만 달러로 10.4%에 불과하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의 인삼 재배와 상품화 기술은 눈부시게 발전했다. 미국은 야생삼을 '멸종위기동식물보호조약(CITES)'에 등록하고 철저히 관리하면서 야생삼과 비슷한 조건에서 반야생삼을 육성했다. 중국은 3년차와 5년차에 이식해 8년차에 수확하는 '변조삼(邊條蔘)', 농약 잔류량을 낮춘 '저잔삼(低殘蔘)' 등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 시장에 파고들었다.

중국은 급기야 지난 달 장백산(백두산) 일대에서 생산되는 인삼을 '장백산 인삼'이라는 상표로 통일하고 세계시장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자국 인삼을 홍보한다는 데야 시비를 걸 수 없지만 장백산 인삼이 고려인삼보다 약효가 뛰어나다거나, 농약함량도 60~70분의 1에 불과하다는 확인되지 않은 내용까지 유포하니 방관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인삼시장은 대부분 홍삼 하나에 매달려 있을 뿐이다. 점차 멸종돼 가는 산삼을 보호ㆍ활용하는 방안도 없고, 세계 시장에서 각광 받고 있는 장뇌삼에 대한 법적 규정도 없는 실정이다. 인삼 산업을 담당하는 부처도 뿌리는 농림부, 제품은 보건복지부, 장뇌삼 관련 정책은 산림청으로 나뉘어 있으니 효율적인 전략과 정책이 나올 리가 없다.

충남 금산에서는 22일부터 10월15일까지 '2006 금산세계 인삼엑스포'가 열린다. 국내 처음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15개국, 80개 업체가 참가하고 국내ㆍ외 관광객 60여만명이 찾아올 예정이다. 과거 인삼 종주국이라는 명성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국내 인삼시장까지 외국에 내주지 않으려면 이번 기회에 한수 배워야 한다.

최진환 사회부차장대우 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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