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장 전문가 마이어 프리드먼은 1959년 관상동맥 질환과 성격의 상관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냈다. 이 질환에 잘 걸리는 성격형을 타입A로 분류, 그 원인을 규명한 것이다. 타입A는 조급한 성격으로 조용한 스타일의 타입B와 대비된다.
타입A 성격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과 에피네프린 분비를 촉진해 혈액 내 지방분비가 증가된다. 두 타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타입A 성격자는 근육의 혈액 흐름도 3배나 빨랐다. 그래서 관상동맥 벽에 지방이 더 많이 붙는다고 한다. 타입A 성격은 관상동맥 질환의 위험인자로 미국 심장학회가 인정하고 있다.
■ 조급증이라 할 타입A 성격자들은 대개 말을 빨리 하며 목소리가 격앙돼 있다. 말을 빨리 끝맺기 위해 끝말을 빼먹는 때도 많다고 한다. 표정과 동작도 지나치게 긴장돼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리드먼이 소개한 이들의 다른 행동들도 비슷한 패턴이다.
가능한 한 빨리 걷고, 빨리 먹으며, 무엇이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있기가 무척 힘들어 보이는 유형이다. 운전을 하면서도 메모를 하고, 전화통화를 하면서도 책을 읽으려 하며, 대화 도중에도 다른 생각을 한다. 이들은 여러 가지를 동시에 하려는 나머지 시간의 촉박감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 이들은 스트레스에 대한 과도한 반응이나 자초한 스트레스 반응이 만들어 내는 환자들이다. 이들의 또 한가지 특징은 성격의 변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프리드먼은 '그들의 행동방식은 자신에게는 일종의 자랑거리이자 안도감마저 가져다 주며 따라서 어떤 치료에 대해서도 저항한다'는 경향도 밝혀냈다.
타입A에게는 성취에 대한 관심보다는 온정적인 면을 개발하는 특별한 훈련이 필요한데, 결국 이완 반응을 유도하는 것들이라고 한다. 그러나 우리 뇌 자체에서는 불안과 긴장의 차단만이 가능할 뿐 스스로 생성되는 진정물질은 없다고 한다.
■ 명상은 이완을 위한 기법이나 훈련으로 대표적 것이다. 규칙적 이완훈련은 긴장을 유발하는 아드레날린에 대해 말초적 반응을 감소시켜 준다. 이런 신경계에 대입하면 우리 사회는 이완이 필요한 타입A다.
여야 사이는 말할 것도 없고, 대통령을 한 쪽으로 여당 야당 국민 사이에 만발하는 것은 아드레날린 뿐이다. 그러나 얼마 전 열린우리당 민병두 의원과 김부겸 의원 간 오간 말은 치유의 힌트를 주었다.
"한나라당은 불안과 걱정에 휩싸인 비관적 정당"이라는 민 의원에 대해 김 의원은 "정국이 꼬인 것은 상대편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신선한 이완기제였다.
조재용 논설위원 jae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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