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4일 게임 관련 협회로부터 비용을 받아 외유를 다녀온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과 열린우리당 김재홍 의원을 국회 윤리위원회에 제소키로 했다. 우리당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특히 본인의 요청을 수용하는 형식으로 김 의원의 소속 상임위를 문화관광위에서 환경노동위로 교체하기로 했다.
이 같은 징계 수순에 돌입한 것은 당 사행산업대책위원회가 ▦이번 외유가 공식 출장이 아니었으며 ▦이해 관계가 걸려있는 집단으로부터 여행 경비를 지원 받은 것은 부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책위 소속 이경숙 의원은 “공식 공문이 발송되지 않았고, 여야 간사간 협의가 없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이번 외유를 공식 출장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발의된 뒤 문제가 있는 조직의 경비로 미국을 방문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대책위 정장선 위원장은 “금전 문제도 조사했지만 당사자들이 결백을 주장하고 있으므로 검찰에 맡길 수밖에 없다”며 “그 밖의 여러 의혹들에 대해서는 윤리위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당이 서둘러 ‘꼬리 자르기’에 나선 것은 외유 의혹과 함께 제기되고 있는 박 의원의 억대 후원금 지원 의혹에 대한 본격적 공세를 앞두고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박형준 의원이 모 게임협회로부터 자신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행사에 1억원을 후원 받은 부분은 외유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사안”이라며 공세를 예고했다. 그러나 박 의원은 “지금 시점에서 문광위원을 그만둘 생각이 없다”며 “국회 윤리위에 출석해 적극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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