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7일 실시되는 미 중간선거를 2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미 상ㆍ하 양원 중 최소 하원의 지배권은 공화당에서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의 보도를 종합하면 공화당 현역 하원의원이 민주당 후보의 추격을 받아 의석을 뺏길 위험에 빠진 선거구가 30~36개에 달했다. 총 435석 중 공화 231, 민주 201, 무소속 1, 공석 2 인 현재 하원 의석분포를 감안할 때 민주당은 이 중 15곳 이상에서만 이겨도 하원 다수당이 될 수 있다. 공화당의 취약 지역구 수가 민주당이 필요로 하는 것보다 2배 이상인 것으로 드러났고 이 같은 수치는 5월에 비해 10~16개가 늘어난 것이다.
공화당은 상원 선거에서도 고전하고 있으나 이번 중간선거에서 총 100명중 33명의 상원의원만을 다시 뽑기 때문에 공화당이 상원 지배권을 상실할 위험은 하원에 비해 낮은 편이다. 다만 공화당이 다수를 유지하더라도 공화 55, 민주 44, 무소속 1인 현재처럼 11석 차이가 아닌 아주 근소한 우위를 확보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선거대상이 아닌 의석을 포함, 공화당 확실ㆍ우세 의석 수 50, 민주당 확실ㆍ우세 47, 경합 3으로 현재의 판세를 예상하고 있다. 경합 결과에 따라서는 공화ㆍ민주 양당이 상원을 반분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이 같은 여세를 몰아 상ㆍ하원 지배권을 모두 뺏어올 경우 이는 1994년 선거에서 공화당에 양원을 모두 내줬던 수모를 설욕하게 됨을 뜻한다.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처한 위기는 인디애나주의 경우에서 확연히 드러난다. 인디애나주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2004년 대선에서 존 케리 민주당 후보를 21%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압승한 곳인데, 지금은 3명의 공화당 현역의원이 힘겨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하원내 공화당 4인자인 데보라 프라이스(오하이오주) 의원 등 공화당 하원 중진 상당수도 의석을 잃을 위험에 처해 있다.
공화당이 패색이 짙어진 이유로는 부시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이라크전을 둘러싼 분열, 의회에 대한 불만, 고유가ㆍ임금정체 등에서 비롯된 경제 불안 등이 꼽힌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샴페인을 미리 터뜨릴’정도로 승리감에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공화당의 지지세력에 대한 막판 투표율 끌어올리기, 대대적인 네거티브 공세, 중앙당 차원의 막대한 ‘실탄’지급 등은 여전히 경계의 대상이다.
워싱턴=고태성 특파원 tsg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