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등학생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과중한 학습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1일자 최신호에서 미국 초등학생들이 부모의 명문대 진학 열망, 정부의 ‘아동낙오방지법’등의 여파로 1학년 때부터 영어와 수학 시험에 얽매여 방과 후 특별 수업까지 받는 등 ‘신병 교육’을 방불케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녀가 입학 후 바로 두각을 나타내도록 입학을 늦추는 ‘레드셔팅(red_shirting)’, 좋은 학군으로 이사가기’, 과외학원 등도 성행하고 있다고 이 잡지는 소개했다. 뉴스위크는 그러나 이 같은 과열교육에 대한 반발로 자녀들의 전인 교육을 위해 대안학교를 찾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3학년이 되기도 전에 시험에 매달리는 것이 그 순간에는 학업성적을 좋게 만들지 몰라도 장차 어느 정도의 능력을 발휘할 지 가늠할 수는 없다”며 “5~7세의 어린이들에게는 ABC를 배우는 것 못지않게 사회ㆍ정서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 2002년 제정된 아동낙오방지법에 따라 미국의 모든 초등학교는 학생들이 늦어도 3학년을 마칠 때까지 모두 글을 읽을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의무화돼 있다. 기준에 미달할 경우 학교 문까지 닫을 각오를 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일부 학교는 10일에 한번 꼴로 1학년생에게 영어 읽기 시험을 치르고 매주 에세이 1편을 써내도록 하는 등 엄청난 숙제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오전 11시 수업 중에 잠에 곯아 떨어지는 아이들도 많다.
뉴욕주 버팔로 교육구청은 1학년생 중에서 성적이 떨어지는 600여명을 의무적으로 여름방학에 특별수업을 받도록 했으나 이들 중 42%는 결국 낙제했다.
조기 교육 전문가인 도미니크 굴로 뉴욕 퀸스대 교수는 “아이들을 너무 밀어붙이면 좌절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아이들이 주의가 산만해지거나 문제 행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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