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을 헤매던 코스닥시장이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올 들어 코스피시장에 비해 극심한 소외를 당하면서 수익률이 곤두박질쳤다. 연초 대비 18.38%(8월 31일 기준)나 떨어져 코스피지수(-1.93%)에 한참 뒤쳐져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기간에 코스피를 앞지르는 탄력을 보이며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기관이 조심스럽게 매수에 가담하는 상황이고, 각종 테마를 앞세운 개별종목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긍정적인 전망에 힘을 보탠다.
4일 코스닥지수는 9.04포인트(1.56%) 오른 586.77로 거래를 마쳤다. 5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 600고지를 눈 앞에 뒀다. 코스닥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580선을 넘어선 것은 7월 4일 이후 두 달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최근 4일 간 코스피지수보다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서러움을 만회하고 있다. 지난주 코스닥지수 상승률은 3.83%. 코스피지수(2.06%)를 능가하는 수준이며, 주간 단위로는 6월 말 이후 2달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연초 이후 지지부진했던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들이 수익률 갭 메우기를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경기 연착륙 기대감 등으로 시장위험이 점차 완화되면서 코스닥주들이 대형주 따라잡기에 나서는 것.
대신증권 곽병열 연구원은 "최근 중소형주의 거래량이 바닥을 확인하며 증가하고 있고 시가총액 대비 중소형주 비중을 통해서도 바닥을 다지며 상승세를 모색하는 모습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최근 인터넷TV(IPTV), 와이브로(휴대인터넷) 등 테마주들이 잇달아 랠리를 벌이고 있어 종목장세를 통한 추가 상승 기대감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코스닥시장에서는 줄기세포, 지능형 로봇,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테마주들이 시세를 분출했다. 하반기 실적호전 기대감이 퍼지고 있는 정보기술(IT) 부문에서도 관련 코스닥 부품주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관투자가들이 그 동안 코스닥시장에 대해 취해 온 '팔자' 기조가 조금씩 바뀌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기관은 지난주 코스닥시장에서 976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올 들어 주간단위로 최대 규모 순매수를 기록했다. 월간단위로도 올 들어 7월 말까지 8,003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기관은 8월 중 1,093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코스닥시장이나 중소형주가 상대적 탄력을 보일 수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말 그대로 '갭 메우기'로 끝날 가능성을 지적한다. 그간의 하락폭을 어느 정도 만회하고 나면 금새 시세 탄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곽 연구원은 "중소형주, 코스닥주가 강한 랠리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경기가 연착륙하는 한편 시장 주도주로 부상하고 있는 수출관련 업종의 선전이 전제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주식형 수익증권의 코스닥 편입비가 연초 11% 대까지 육박했다가 현재 6% 대에서 횡보하는 중이어서 코스닥시장에서의 수급여건 개선을 거론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진성훈 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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