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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논평] 북한의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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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철의 정치논평] 북한의 위협?

입력
2006.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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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한국에 대한 당면한 군사적 위협이 아니다." 아니 이런 친북 주사파가 어디 있는가? 당연히 한나라당, 특히 대북 강경론을 주장해온 박근혜 전 대표와 대표적인 극우파인 김용갑 의원 등이 "친북 주사파는 당장 공직에서 물러나라"는 성명을 퍼부어야 하는데 기이하게도 조용하기만 하다.

그도 그럴 것이 문제의 발언을 한 사람이 다른 사람도 아니고 한나라당이 오매불망 존경해 마지않을 미국의 국방장관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극우 강경파로 이름이 난 도널드 럼스펠드 장관이기 때문이다.

특히 럼스펠드 장관은 친절하게 그 이유까지 밝혔다. 북한 조종사의 연간 비행시간이 미군 조종사의 4분의 1도 못 미치는 50시간도 안 되는 등 북한군의 전력이 피폐화 된 데다가 한국의 군사력이 크게 개선됐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스타일 구긴 냉전세력

북한의 마수가 미국 국방장관에까지 미친 것인가? 한나라당의 강경파와 일부 수구언론, 그리고 극우 시민단체들은 망연자실하고 혼란스러울 뿐이다. 그러나 럼스펠드가 북한의 위협을 과장했다면 모를까 사실보다 축소해서 헛소리를 했을 리는 없다. 따라서 극우세력은 이제 미망에서 깨어나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

"현재 미국이 가지고 있는 한국군의 전시 작전통제권을 2009년까지 한국에 인계해야 한다"는 주장은 또 어떠한가? 최근 노무현 정부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2012년에 환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나라당을 비롯한 냉전세력은 노무현 정부가 안보 공백을 자초한다고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그러고 있는 판에 한 발 더 나가 2009년에 환수하다니 이 역시 대한민국의 붕괴를 노리는 친북 주사파의 소행이 틀림없다. 그러나 문제는 이 역시 다른 사람이 아니고 럼스펠드의 주장이라는 점이다. 한마디로 냉전세력으로서는 닭 쫓던 개 지붕만 쳐다보는 격이 되어버린 것이다.

불쌍한 냉전세력이여. 냉전세력은 완전히 구긴 스타일을 조금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미국이 이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자주노선에 화가 나 엇나가게 행동하는 것이라는 궁색한 논리로 공격을 계속했다.

그러나 이 역시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가 미국이 이 같은 입장을 보이는 것은 "한국군의 준비상황 등을 감안한 것이지 한국이 작전권 환수를 강행하는데 감정이 상해서가 아니다"라고 못 박음으로써 설득력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노 대통령이 정확히 지적했듯이 작전통제권 환수는 한나라당의 뿌리인 노태우와 김영삼 정권이 토대를 닦아 놓은 사업이다. 노태우, 김영삼 정권도 좌파인가?

북한의 위협이야기로 돌아가, 사실 북한은 아직도 한국에 대한 심대한 위협이다. 그러나 위협의 정체는 냉전세력이 우려하듯이 군사적 위협이 아니라 예기치 않은, 때이른 북한 붕괴이다. 북한이 예기치 않게 붕괴할 경우 이후 사태를 수습해나갈 능력을 과연 우리는 갖고 있는 것인가? 전혀 그런 것 같지 않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한 냉전세력의 거물에게 개인적으로 질문을 한 적이 있다. "당신들이 바라는 것이 진정으로 북한을 고립시켜 붕괴시키는 것인가? 북한이 붕괴하면 엄청난 난민 등 이후의 사태를 책임질 자세가 되어 있는가?" 그는 우물거리며 말을 못 했다.

●북한 붕괴 대비책은 있나

사실 냉전세력이 북한에 대한 흡수통일을 이야기하지만 진정한 흡수통일론자는 그들이 아니다. 오히려 햇볕정책 등을 통해 시간을 벌면서 북한을 연착륙 시키고 경제교류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우리 시장경제에 통합시키려는 김대중, 노무현 정부가 진정한 흡수통일론자들이다. 그리고 냉전세력은 먹지도 못할 고기를 탐만 내고 있는 과대망상증 환자에 다름 아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에 묻고 싶다. 당신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이 북한을 고립시켜 지금 당장 무너트리는 것이고 그 이후를 책임질 준비가 되어 있느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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