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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90분 종횡무진 '빅리거 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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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 90분 종횡무진 '빅리거 본색'

입력
2006.09.04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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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기현(27ㆍ레딩)이 이란전에서 괄목상대할 기량을 과시하며 ‘제 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설기현은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열린 이란과의 2007 아시안컵 B조 예선 3차전에 4-3-3 포메이션의 오른쪽 윙포워드로 선발 출장, 90분 내내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비며 발군의 활약을 펼쳐 6만3,000여 관중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후반 막판 집중력 부족으로 아쉽게 동점골을 허용, 맹활약이 빛 바랜 감이 없지 않았지만 이날의 히어로는 단연 설기현이었다. 중앙과 측면을 폭 넓게 오가는 공간 활용력, 전담 수비수를 제치는 일대일 능력, 순발력을 이용한 측면 돌파에 이은 크로스, 선제골을 터트린 골 결정력과 수비 가담 능력 등 어느 한 군데 모자람이 없는 플레이였다.

설기현은 전반 초반부터 상대 오른쪽 수비를 무너뜨리며 활발한 돌파와 크로스로 한국의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전은 설기현의 ‘독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의 그가 한국 공격에서 차지한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전반 19분 상대 오른쪽 미드필드 측면에서 그림 같은 페인트 모션으로 마단치를 제치고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으로 정확한 크로스를 올려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냈고, 1분 뒤에는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바깥에서 문전 쇄도하는 조재진(시미즈)에게 감각적인 패스를 찔러줬다.

전반전 선제골도 설기현이 ‘북치고 장구 쳐’ 얻어냈다. 설기현은 전반 44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 바깥 미드필드 지역에서 니크바크트의 파울을 유도, 프리킥 찬스를 만들어냈다. 키커로 나선 김두현의 정확한 오른발 크로스는 문전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들었고 골에어리어 중앙에서 솟구친 설기현은 정확한 헤딩슛으로 이를 마무리, 이란 골네트를 흔들었다. A매치 통산 14호골이자 지난 5월 26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전에 이은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의 2경기 연속골.

설기현은 후반에도 오른쪽 측면과 중앙을 부진런히 뛰어 다니며 공수에서 제 몫을 다 해내며 베어벡 감독으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데 성공했다.

설기현은 울버햄튼 시절이던 2005~06 시즌 막판 소속팀에서의 입지가 흔들리며 ‘아드보카트호’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특히 벤치를 지키는 횟수가 잦아지며 실전 감각과 자신감이 떨어진 탓에 독일 월드컵에서는 출장 기회조차 변변히 잡지 못했다.

그러나 레딩 이적 후 주전 자리를 꿰차고 상승세를 타면서 사정은 달라졌다. 설기현도 이란전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소속팀에서 좋은 플레이를 펼쳐 자신감이 붙어서 오늘도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의 활약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대표팀은 3일 파주NFC에서 회복 훈련을 실시, 6일 열린 대만과의 4차전을 대비했다.

김정민 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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