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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멸종위기 애기뿔소똥구리 복원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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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멸종위기 애기뿔소똥구리 복원 프로젝트

입력
2006.09.0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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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국립과학수목원이 9월의 곤충으로 멸종위기에 놓인 소똥구리를 선정했다. 이 멸종위기종인 소똥구리를 보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는 강원도 횡성 홀로세생태연구소를 한국일보가 찾아 그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국내 언론 최초로 포착한 애기뿔소똥구리가 소똥 볼을 뚫고 세상에 나오는 현장과 야간 활동 모습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울퉁불퉁 시골길에 엄지 손톱만한 동그란 물체가 돌돌 굴러간다. 고개를 숙이고 자세히 보자 조그만 곤충이 제 몸집보다 큰 똥을 굴리고 있다. 바로 소똥구리과 곤충이다.

독자들의 기억엔 어릴 적 시골집 주변 제 몸보다 큰 똥을 굴리던 소똥구리를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흔하게 보이던 소똥구리과 곤충들이 우리 주변에서 찾아 보기 힘들게 되었다. 환경부 지정 1급 멸종 위기종인 소똥구리는 1967년 이후엔 표본조차 구하기 어렵게 됐고 애기뿔소똥구리도 종 보호를 위해 국외 반출이 금지된 2급 멸종위기종이 됐다.

소똥구리는 소똥을 먹고 분해해 토양을 정화하고 기름지게 하는 자연의 청소부다. 과거 1960년대 호주는 소똥구리 수십 종을 아프리카로부터 수입해 번식 토착화시키는 소똥구리 프로젝트를 10년간 실시했다. 덕분에 목초지는 해충인 파리의 발생이 억제되고 가축분뇨로 인한 목초지의 질 저하를 막아 무공해 풀을 먹고 사는 건강한 청정우를 사육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60년대 이후 소똥구리가 사라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와중에 작년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인 소똥구리의 복원을 위해 강원도 횡성군의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를 애기뿔소똥구리의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선정, 소똥구리의 복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곤충복원을 위한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는 이 연구소가 세계 최초다.

“애기뿔소똥구리 등 곤충이 없다고 해서 현재 우리 생활에 직접적인 큰 피해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 곤충들이 필요로 해졌을 때 그 다양성을 유지하고 있지 못한다면 우린 그 기회조차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곤충도 자원입니다. 지금은 멸종되는 곤충들로 인한 생태계 변화는 극미하지만 미래에 큰 변화를 초래 할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은 동물복원과 같은 덩치가 크고 눈에 잘 보이는 것들에 대한 관심만 있었지 곤충과 같이 작고 눈에 안 띄는 것에 대해서는 외면해왔죠.”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이강운 소장의 말이다. 이 소장은 잘 나가던 일간지 기자를 그만두고 생태에 빠져 이곳 횡성에 홀로세생태학교를 세우고 지금의 연구소를 운영한지 10년이 되었다.

2002년 애기뿔소똥구리 여섯 쌍을 시작으로 현재는 실험실에 40쌍을 증식하고 있고, 소똥구리 사육실에선 뿔소똥구리와 애기뿔소똥구리 500여 마리가 성장하고 있다. 지난 4년간의 연구로 현재는 자연상태보다 2,3배 높은 번식률을 보이고 있다. 애기뿔소똥구리는 자연생태에선 1년에 3,4개의 알을 낳는다. 올 가을부턴 2만2,000평의 연구소 부지 중 6,000평에 소를 방목해 애기뿔소똥구리의 서식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3년간 시행착오를 거쳐 올해 첫 대량 증식에 성공한 2급 멸종위기종 붉은점모시나비의 서식지를 확장하고 1급 멸종위기종인 장수하늘소 및 다른 멸종위기종을 보전할 계획이다.

이런 결실은 가족의 도움이 있어 가능했다. 97년 생태학교 터를 닦기 위해 폐가와 같은 집에 살 땐 갈라진 방바닥 사이로 올라온 가스에 중독 돼 가족이 모두 쓰러진 적도 있었다. 아들과 딸은 아빠의 꿈을 위해 서울에서 횡성으로 전학을 와 한시간 이상 걸리는 학교를 걸어 다녀야 했고, 아내는 생태학교에 학습 온 학생들 뒷바라지에 쉴 날이 없었다. 이곳에 쏟아 부은 돈만도 그 동안 모은 전재산에 빚까지 합쳐 40여 억원은 족히 된다.

이 소장은 힘든 과정 속에서도 자신을 믿고 함께 해준 가족이 있었기에 2만2,000평의 생태학교 조성과 멸종위기 곤충 증식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한다.

기자가 취재에 들어간 지 3주가 지난 8월10일께 애기뿔소똥구리의 알이 들어있는 소똥 볼에서 성충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뿌듯한 눈으로 새끼들의 부화를 보는 이 소장은 이들에게 먹일 신선한 소똥을 걱정하고 있었다.

■ 인공사료·살충제… "소똥구리는 괴로워"

소똥구리가 사라지는 것은 이들의 먹이와 서식지가 되는 소똥과 토양의 변화 때문이다. 소들은 방목을 통한 자연의 풀 대신 대량 사육장에서 인공 사료를 먹게 되었고 파리와 진드기를 잡기위해 살충제를 몸에 뿌리게 되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소똥과 들판은 소똥구리의 먹이와 서식지로의 기능을 상실했다.

2004년 농업과학기술원 연구보고서 ‘우분잔류 약제가 소똥구리과의 생육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충남 서산 농협중앙회가 진드기 및 외부기생충을 구제하기 위해 살충제를 맞은 소들의 똥을 수거해 실험한 결과 소똥구리의 산란율과 생존율이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드러났다. 소똥구리 복원을 위해서는 친 환경적인 해충 방제와 사육 방법 도입이 시급하다는 사실을 새삼 일깨운 것이다.

글·사진=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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