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관방장관이 정권을 잡으면 한일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현재 한일의 최대 현안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 문제이다. 차기 총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뒤를 이어 참배를 계속한다면 양국 관계는 더욱 악화할 것이 뻔하다.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와는 다른 새 지도자라는 점에서 관계 개선 가능성을 기대하는 견해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 보다 훨씬 강경한 보수 우익적 인사라는 점에서 비관하는 전문가도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8ㆍ15 참배를 계속해 온 아베 장관은 올해는 4월에 참배했다.
한국 정부는 조심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아베 장관이 총리가 된 후 잘 해보려는 의사가 있다면 그럴 수 있도록 (관계 개선을 위한) 충분한 명분을 준다”(외교통상부 관계자)는 것이 한국의 입장이다. 일본 정부도 조기 정상회담 재개를 시도하는 등 차기 정권 하에서의 관계 개선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총리가 될 아베 장관 자신이다. 그는 야스쿠니 참배에 대해 “간다 안 간다 밝히지 않겠다”는 NCND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야스쿠니의 정당성을 강하게 주장해온 그가 내세우는 전략치고는 궁색한 느낌이 든다.
사실 야스쿠니문제에 대한 아베 장관의 본심은 고이즈미 총리보다도 퇴행적이다. “지도자가 국가를 위해 순직한 사람에게 존숭의 마음을 표하는 것은 어느 나라도 하고 있다”고 강조해 온 그는 지난달 31일 “A급 전범 합사는 문제가 없다”고까지 말했다. 야스쿠니 비판 발언 때문에 최근 우익단체로부터 방화 테러를 당한 가토 고이치(加藤宏一) 전 자민당 간사장이 아베 장관을 “전후 체제의 토대인 도쿄재판을 부정하는 신념에 찬 참배론자”라고 비판한 것은 매우 시사적이다.
‘주장하는 외교’‘강한 일본, 신뢰 받는 일본’을 앞세우는 아베 장관의 외교스타일이 역사문제 등 다른 현안마저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쿄=김철훈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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