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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신화 추적자' 아더왕·샹그리라… 신화를 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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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신화 추적자' 아더왕·샹그리라… 신화를 쫓아

입력
2006.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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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우드 지음ㆍ최애리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발행ㆍ1만5,000원

흔히 “퇴직하면 여행이나 다니면서…”라고 말한다. 시간의 여유가 생겼을 때 가장 하고 싶은 것을 물으면 여행이 단연 압도적이다. 미지의 세계를 찾아 ‘돌아다니고 싶은 것’은 사람의 원초적 욕망인 듯하다.

그런 점에서 저자는 무척 행복한 사람이다. 영국 맨체스터 출신인 그는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다. 역사와 신화의 현장을 찾아 여행하는 것이 그의 직업이다. 단순히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시공(時空)을 넘나드는 여행이다. 지금까지 60편이 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그것을 책으로도 옮겼다. ‘인류 최초의 문명들’, ‘트로이전쟁의 흔적을 찾아서’, ‘스페인 정복자’ 등 작품 제목만 봐도 주유(周遊)의 폭과 깊이를 짐작할 수 있다. 세상에 대한 사고의 틀이 분명 크게 다를 것이다. 부러울 뿐이다.

책은 저자가 BBC 방송과 함께 한 작업의 결과물이다. 모두 4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는데, 문자로 기록된 역사 보다는 신화와 전설을 좇아 그 미스터리를 밝히고 있다.

‘숨겨진 파라다이스, 샹그리라’에서는 티베트 신화로만 알려져 있던 불교의 마법적인 땅 샹그리라와 서양 세계의 만남을, ‘아르고호 원정대가 찾아간 세상의 끝’에서는 기원전 7세기 호메로스가 쓴 ‘일리아드’에 등장하는 아르고호의 개척 여행을 다뤘다. ‘성서와 코란의 여인, 시바의 여왕’은 구약성서와 코란에 등장하는 시바의 여왕을 찾아 떠난 북아프리카와 중동 여행기이고, ‘누가 아더왕을 영웅으로 만들었을까?’에서는 켈트족의 브리튼섬이 앵글로 색슨족의 잉글랜드가 되는 과정을 추적했다.

BBC 다큐의 강점인 깔끔한 사진, 추리소설처럼 신화와 역사의 퍼즐을 맞춰나가는 탐사과정이 흥미롭다. 호기심과 재미를 갖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여행 도사’가 안내하는 즐거운 지적(知的) 여행이다.

권오현 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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