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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의 언덕 반세기 넘은 文香 뒤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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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암의 언덕 반세기 넘은 文香 뒤덮다

입력
2006.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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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5월3일자 고대신문 1면에는 '어느 스승의 뉘우침에서'란 부제가 달린 한 교수의 기념 헌시(獻詩)가 실렸다. 시에는 4ㆍ19 혁명 당시 교수로서 '무지한 깡패떼에게 정치를 맡겨 놓은 채 현실에 눈감은 학문'을 하고 있던 자신에 대한 반성이 절절히 묻어난다. 시인이자 이 대학 국문과 교수로 재직했던 조지훈의 자기 고백이자 제자들에게 보내는 연서(戀書)인 셈이다.

고려대 문과대학 설립 60주년을 기념해 1일 교내 박물관에서 개막한 기획특별전 '새야 새야 파랑새야!'는 이처럼 46년 30명도 안 되는 신입생으로 출발한 이 대학 문과대의 역사를 증언하는 시간임과 동시에 지난 반세기 한국 사회의 단면을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을 불러내는 자리다.

건국 이후 최초의 박사학위증부터 북디자이너의 최신 디자인 및 레이아웃까지 전ㆍ현직 교수와 학생, 그리고 교우들이 출품한 2,700여 점 가운데 엄선한 350여 점이 자리를 함께 한다. 예술 문화 교육 관련 전시물 외에도 교수ㆍ학생생활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료들도 풍성하다.

소설가 김훈의 '칼의 노래' 연필 초고, '소설공장'이란 별명이 붙을 만큼 다작(多作)으로 유명한 소설가 홍성원의 'D데이의 병촌(兵村) 초고', 이광모 감독의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콘티도 만날 수 있다.

이밖에 87년 민주화운동 당시 고려대 교수들의 시국선언문 원고와 타자기, 2001년 정년퇴임 때 44년간 꼬박 모은 김민수 교수의 월급명세서도 공개된다. 특별전 명칭은 문과대를 상징하는 서관 시계탑에서 수십년 간 쉬지 않고 울려 퍼진 전래동요 '새야 새야'에서 따왔다.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02)3290_2771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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