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구팀이 말기 암환자 2명을 유전자 요법으로 치료하는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미국 국립보건원(NHI) 산하 국립암연구소(NCI)의 스티븐 로젠버그 박사팀은 31일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멜리노마) 환자 17명으로부터 유전적 결함이 있는 면역세포를 떼어낸 뒤 정상적으로 ‘교정’된 세포를 이식, 이 가운데 2명의 환자가 완치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들은 면역세포인 T킬러세포를 갖고 있지만 면역세포 기능을 활성화시키는 T세포 수용체가 없어 종양이 생긴 말기 암환자들이었다.
연구팀은 환자의 백혈구(T림프구)에 흑색종 암세포를 공격하는 T세포 수용체 생산 유전자를 주입한 뒤 운반 수단인 바이러스에 실어 다시 환자에게 투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결과 18개월이 지난 뒤 한 남성환자(53)는 간에 있던 골프공 크기의 종양이 89%나 줄었고, 종양이 폐로 퍼진 한 남성환자(41)는 종양이 완전히 없어졌다.
그러나 로젠버그 박사는 나머지 환자 15명은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이 유전자 치료요법의 효과를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데이비드 볼티모어 캘리포니아공대 교수는 “기존 방법으로 효과를 거두지 못한 말기 암환자들을 유전자 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연 것”이라며 “암 치료 연구에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로젠버그 박사는 유전자 요법의 권위자로 면역체계 이상으로 인한 암 연구에 유전자 치료를 접목하는 연구를 해왔으며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의 결장암 수술을 집도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연구결과를 새로운 암 정복 사례로 높이 평가하면서도 T세포 수용체가 환자의 면역체계에 이상을 일으켜 건강한 세포를 공격할 가능성 등의 부작용과 낮은 치료율 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NCI는 향후 유전자요법의 치료율과 안전성을 높이고 다양한 종류의 암에 확대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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