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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 세계중심 향해 '용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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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외교 세계중심 향해 '용틀임'

입력
2006.09.01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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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가 변신중이다. ‘중국 위협론’ 대응에 급급한 소극적인 외교가 적극적인 자세로 바뀌고 있다.

또 중국의 이해와 직결되지 않은 사안에는 거리를 두었던 태도를 버리고 모든 국제 현안에 적극 개입하고 있다. 국제조류와 한걸음 뒤쳐져 있던 예전의 모습은 간데 없고 국제조류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조류를 선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변신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21일부터 3일간 진행된 중앙외사공작회의에서 외교정책의 목표로 ‘조화로운 세계(和諧世界ㆍ화해세계) 건설’을 내세우면서 수면위로 드러났다. 이어 선궈팡(瀋國放) 외교부 직속 세계지식출판사 총편집인은 지난달 31일 신화통신에 기고한 ‘새로운 형세 속에서 중국의 다변외교’라는 글에서 후 주석의 지침을 ‘적극적인 다변외교’(양국간 쌍무외교를 제외한 다자외교를 의미) 전략으로 정식화했다.

선궈팡은 “경제 기술 과학 등 전 분야의 세계화 진전으로 지구적 현안이 분출하는 것은 물론 국지적ㆍ지역적 현안이 세계 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면서 “중국은 대국의 일원으로 이에 적극 참여해야 하며, 조화로운 세계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세계 정치경제의 게임 법칙 제정에 주동(主動)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의 국력과 지위가 상승함에 따라 보다 적극적으로 다변외교를 전개해야 한다”며 “다변외교를 전개하고 다자기구를 활용하는 길만이 중국이 세계 대국, 세계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선궈팡은 중국 위협론과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 등 중국의 다변외교 앞에 놓인 당면과제를 언급하고 새로운 외교 노선을 뒷받침할 이론, 다변외교를 위한 조직 및 인력강화, 인재양성 등 세 가지 과제도 거론했다. 신화통신은 이 기고와 함께 중국 외교 전문가들이 조화로운 세계건설을 위한 외교노선의 도전과제, 주안점 등을 다룬 글들을 실어 새 외교방침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했다.

이러한 이론 작업이 지금까지 중국의 공식 외교 담론이던 ‘도광양회(韜光養誨ㆍ재능을 감추고 드러내지 않는다)’나 ‘화평발전론’을 잇는 새 담론으로 발전할 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지만 관측통들은 중국 위협론을 방어하고 경제발전에 저해를 가져올 수 있는 불안요소만을 다뤄왔던 종전의 중국의 외교와는 질적으로 다른 새로운 분위기가 외교현장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한다. 조만간 새 외교노선의 정립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의 국제외교에서의 행보는 눈에 띄게 달라졌다. 레바논 사태 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간 무조건적인 휴전을 강하게 주장, 상당부분 관철시켰다. 북한 미사일 발사 사태 때는 유례 없이 안보리 대북 비난 결의에 동조했다. 이란 핵 문제에서도 중국은 러시아보다 적극적인 중재 외교를 전개 중이다.

중국 외교부 인사에서도 이런 기류는 강하다. 사상 처음으로 미국통인 류샤오밍(劉曉明) 중앙외사판공실 부주임을 북한 대사로 임명하고, 일본통인 우다웨이(武大偉) 아주담당 부부장을 국제통인 취이톈카이(崔天凱) 현 아주국장으로 교체하려는 조짐은 다자외교의 시각에서 극동정세에 새롭게 접근하는 움직임이라 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도 중국이 외교노선을 바꿀 이유는 많다. 경제성장을 보장할 에너지 확보 등을 위해서는 전방위적인 다자외교가 절실하고, 경제성장에 따른 종합 국력 2위 대국으로서 합당한 발언권을 찾아야 할 필요성도 점증하고 있다.

한 관측통은 “현재 중국 외교는 국제정세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조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쪽으로 변화 중”이라고 말했다.

말했다.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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