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현대는 못 말리는 ‘앙숙’이다.
현대 김재박 감독은 31일 수원 삼성전에 앞서 “우리는 삼성에는 절대 안 진다는 생각이 머리에 박혀있다”면서 “선수들도 삼성만 만나면 자신감이 넘친다”고 했다. 현대는 지난해 7위에 머물렀지만 삼성과의 상대전적에서는 9승1무8패로 오히려 앞섰다.
전날까지 현대에 2연패한 삼성 선동열 감독은 시무룩했다. 정규리그 1위가 유력하지만 라이벌 현대에 무기력했다는 사실에 자존심이 상했다. 2루수 박종호와 우익수 김창희 등 5명의 타자가 오전에 수원 유신고를 찾아 특별 타격훈련까지 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나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현대의 상승세를 꺾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올 시즌 삼성에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54로 강했던 캘러웨이를 하루 앞당겨 등판시킨 2위 현대가 선두 삼성을 5-2로 제압했다.
이로써 현대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관심을 모았던 삼성과의 3연전을 싹쓸이했다. 상대전적에서도 9승6패로 우위를 지킨 현대는 삼성을 5경기차로 추격했다. 삼성이 3연전을 모두 내준 건 올 시즌 처음.
현대는 1회말 송지만의 선두타자 홈런(시즌 7호, 통산 201호)으로 선취점을 뽑은 뒤 1사 2루서 서튼의 2점 홈런(시즌 15호)까지 터져 3-0으로 달아났다. 캘러웨이는 7이닝을 2실점으로 막아 시즌 11승(7패)과 함께 삼성전 7연승을 이어갔다. 31세이브를 챙긴 박준수는 한화 구대성과 함께 구원 공동 2위로 올라섰다.
인천에서는 꼴찌 LG가 선발 최원호의 호투와 이병규의 홈런포를 앞세워 갈 길 바쁜 5위 SK를 11-5로 격파했다. 방문 10연패 탈출. SK전 통산 무승 6연패에 시달리던 최원호는 6회 1사까지 4실점으로 막아 첫 승의 감격을 누렸지만 SK 선발 신승현은 LG전 4연패에 빠졌다.
광주에서는 3위 한화가 4위 KIA를 6-0으로 따돌리고 승차를 4.5경기로 벌렸다. 한화 선발 문동환은 8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솎아내면서 4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시즌 14승(7패)과 함께 KIA전 5연승을 거뒀다.
잠실에서는 두산이 연장 11회말 1사 만루에서 터진 대타 장원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롯데를 6-5로 꺾었다. 3회 만루홈런을 터트린 호세(21홈런)는 홈런 1위를 질주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수원=이상준기자 jun@hk.co.kr광주=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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