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품용 상품권 발행업체 우리문화진흥 대표 Y씨가 31일 검찰 조사에서 2005년 열린우리당 K의원 측에게 로비 자금 8,000만원을 전달했다고 지목한 이모씨는 건설업계에서 오랫동안 일해온 인물이다.
사정 당국의 한 관계자는 “이씨는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으로 지난해 11월부터 대구의 한 건설업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평소 2003년 서울의 한 거대 토목공사에 참여하면서 K의원과 인연을 맺었다고 주장하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문화진흥 전ㆍ현직 임원들은 이씨가 우리문화진흥에 동업 관계로 지분을 투자한 뒤 K의원 등 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의원들에 대한 로비를 담당했으며, 2005년 3월 상품권 발행업체 인증을 받은 뒤에는 대구에 상품권 총판업체를 차렸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우리문화진흥 전 대표 M씨는 “K의원 측에 대한 로비 자금 8,000만원 가운데 2,000만원을 이씨가 냈다고 한다”며 “인증을 받은 뒤에는 ‘모두 K의원의 덕을 본 줄 알라’며 회사 임원들을 이끌고 국회의원회관 K의원 사무실에 2차례 들러 보좌관들을 만났고, 강남의 유명 룸살롱에서 K의원 보좌관들에게 향응을 베풀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일보가 접촉을 시도하자 30일 로비 자금을 줬던 당시 K의원의 보좌관을 만나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31일에는 검찰 조사에 앞서 Y씨에게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오기도 했다. 이씨는 그러나 취재진의 휴대폰 연락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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