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에 가면 좋다 '섬 6선'
여름 피서객은 섬을 완전히 빠져나갔다. 가을의 기운을 받는 섬은 적막강산이다. 섬의 한가로운 정취를 한껏 누리고 싶다면 섬으로 가을여행을 떠나자. 한국관광공사가 9월의 가 볼만한 곳으로 여섯 곳의 섬을 추천했다. 주제는 ‘고즈넉하게 즐기는 섬여행’이다.
▲ 아는 사람만 몰래 가는 볼음도, 주문도 / 인천 강화군 서도면
강화도는 역사 유적이 많은 노천박물관이다. 서울에서 가까워 주말이면 석모도, 전등사, 마니산 등 여행 명소에 많은 사람이 몰린다. 하지만 강화도에도 조용한 곳이 있다. 서남쪽의 부속섬 볼음도와 주문도이다. 배편이 많지 않아 휴가철을 제외하면 한적하기 이를 데 없는 섬들이다.
볼음도에는 명소가 많다. 조개가 지천이어서 이름이 붙은 조개골해수욕장이 제1경. 물이 빠진 갯벌을 걸으면 상합, 바지락, 딱지조개, 구슬 골뱅이 등이 발끝에 걸린다. 이 갯벌은 천연기념물 419호인 저어새의 번식지이기도 하다. 섬의 북쪽 끝에 800년 묵은 은행나무가 있다. 수해가 났을 때 바닷물에 떠내려 온 것을 심었는데 많은 세월이 흘렀다. 천연기념물 304호로 지정이 되어 있다.
주문도에서는 서도 예배당이 볼만하다. 1923년 성도들이 1원씩 걷어 세운 한옥 예배당이다. 대빈창해수욕장이 주문도에서 가장 크다. 조선시대 중국사신을 영접했던 대변청이 있던 곳이다. 송림이 울창해 야영을 할 수 있다. 강화 외포리 선착장에서 삼보해운이 하루 두 차례(오전 9시, 오후 4시) 출발한다. 볼음도(1시간 10분)-아차도(1시간 30분)-주문도(1시간 40분)의 순으로 운항한다.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624
▲ 사랑나무가 자라는 신비의 섬 외연도 / 충남 보령시 오천면
바람이 잔잔한 새벽이면 중국에서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는 외연도는 보령의 70여 개 섬 중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섬이다. 대천항에서 53km 거리에 있다. 마음을 다스리는 사색코스로 그만이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물이 깨끗하고, 매바위, 병풍바위 등 수많은 기암괴석이 섬의 신비를 더해준다. 갯바위에 올라 낚싯대를 드리우거나 홍합과 굴을 따도 시간가는 줄 모른다.
천연기념물 136호인 상록수림에 들어가면 하늘 한 점 보이지 않는 숲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 곳에는 서로 다른 뿌리에서 자란 두 그루의 동백나무가 공중에서 맞닿아 하나의 가지로 연결된 ‘사랑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랑하는 연인이 이 나무 사이를 통과하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외연열도에 떨어지는 환상적인 낙조와 고깃배의 불빛이 빚어내는 어화도 놓치기 아까운 풍경이다. 대천항에서 하루 두 차례(오전 8시10분, 오후 3시ㆍ출발시각 자주 변경) 쾌속선이 출발한다. 보령시청 관광과 (041)930-3542
▲ 초가을, 마음껏 즐기는 자전거 여행 선유도 / 전북 군산시 옥도면
선유도는 고군산군도에 속해 있는 섬이다. 고군산군도의 옛 이름은 군산(群山)으로 바다를 지키는 진영이 있었다. 진영이 육지로 들어오면서 이름까지 가지고 들어왔고, 섬들은 옛군산(古群山)이 되었다. 섬들은 이름 그대로 ‘산의 무리’이다. 멀리서 보면 짐승의 이빨을 보는 듯 날카로운 절벽들이 바다 위에 솟은 모습이다.
군도의 중심섬인 선유도는 작은 배낭 하나 메고 가족과 함께, 연인끼리 떠나기 좋은 섬이다. 온통 바위섬이어서 큰 길을 내기 힘들었다. 자동차가 거의 없는 대신 자전거가 활개를 친다. 선유도를 중심으로 무녀도, 장자도, 대장도가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4개의 섬 일주가 가능하다.
선유도 선착장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돌봉우리인 망주봉이 있다. 유배 온 신하가 주군을 그리다가 돌이 되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이 곳에서의 낙조는 선유팔경 중에서도 으뜸이다. 선유도관광정보 www,sunyoudo.com, 군산시청 문화관광과 063)450-4554
▲ 바다에 핀 꽃, 연화도 / 경남 통영시 욕지면
바다에 핀 연꽃이라는 뜻을 가진 연화도는 통영에서 배를 타고 1시간을 가야 만날 수 있다. 멀리서 바라보면 꽃잎이 하나둘씩 떨어진 연꽃과도 같고 발톱을 웅크리고 있는 용과도 같은 연화도는, 연꽃의 부드러운 아름다움과 용의 남성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섬이다. 섬 전체가 기암절벽으로 형성되어 있는데, 특히 용머리해안 혹은 네바위섬이라 불리며 금강산 만물상을 연상시키는 동쪽 끝 바위군상이 압권이다.
연화도는 또한 통영권의 대표적인 낚시터이기도 하다. 여름에는 참돔, 돌돔, 농어, 가을과 겨울에는 감성돔과 볼락무리가 많이 잡혀 가히 낚시꾼의 천국이라 할 만하다. 뿐만 아니라 연화사와 보덕암을 안고 있는 연화도는 불교순례지로서도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통영여객선터미널 (055)641-6181, 통영시청 관광진흥과 (055)645-5374
▲ 푸른 바다와 초원 따라 우도 한바퀴 / 제주 제주시 우도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 쉬고 싶은 사람들에게 우뎬?참 좋은 곳이다. 요란치도 않고, 그렇다고 볼거리, 즐길 거리 없이 심심하거나 불편하지도 않다. 한적하게 가을을 맞이하고 싶다면 우도로 떠나보자.
우도 선착장에 들어서면 자전거, 스쿠터, 4륜 오토바이, 관광버스, 시내버스 중 마음에 드는 교통수단만 선택하면 된다. 우도는 작은 섬이지만 서쪽 산호사 해변에는 하얀 모래사장과 에메랄드빛 바다가 돋보이고, 동쪽 검멀레 해변에는 검은 모래사장처럼 개성 있는 해변의 모습이 독특한 풍취를 자아낸다.
왕관과 같은 성산일출봉의 탁 트인 정경과 우도봉 아래 펼쳐지는 초원도 장관이다. 이름난 경치를 모두 돌아보다가 기분 나는 대로 우도 섬마을 구석구석을 탐험해 보는 것도 좋다. 소박하고 아늑한 마을 정경이 정겹다. 성산포항 여객터미널 우도도항선 매표소 (064)782-5671, 제주시청 문화관광과 064)728-2752
권오현기자 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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