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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의혹/ 브로커 李씨 "인증 받은 건 K의원 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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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이야기 의혹/ 브로커 李씨 "인증 받은 건 K의원 덕"

입력
2006.09.01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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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품용 상품권 발행 업체 우리문화진흥의 전ㆍ현직 임직원들이 31일 검찰 등에서 증언한 내용은 ‘바다이야기’의혹 이후 그 동안 소문으로만 떠돌았던 정ㆍ관계 로비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났음을 시사해준다. 상품권 업체와 정치권의 커넥션을 처음으로 확인해주었다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한때 우리문화진흥 대표를 지낸 M씨는 2004년 12월 정부가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 도입을 고시할 당시 우리문화진흥 대표였던 곽모씨와 정치권을 연결해주는 브로커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이모씨를 알게 되면서 ‘커넥션’에 개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는 업계에서 “어느 업체건 간에 인증만 받으면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졌고 업체마다 정치권에 줄을 대려고 안간힘을 쓰면서 인증 신청 업체가 61개나 난립할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던 시기였다.

K의원만 통하면 인증은 문제 없다

M씨에 따르면 경품용 상품권 인증제 도입을 앞둔 지난해 초 우리문화진흥은 인증을 받기 위한 구비 조건 등을 충족시키기 위해 자본금을 소진, ‘금품 로비’에 나설 만큼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었다.

그러나 곽씨와 이씨는 “확실한 선을 대고 있다. 로비는 우리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며 당시 이 회사 지분 일부를 갖고 있던 M씨와 직원들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이들의 말대로 우리문화진흥은 지난해 3월 22개 경품용 상품권 인증업체에 포함됐다. 그러나 이 회사는 같은 해 7월 상품권 제도가 인증제에서 지정제로 전환하면서 탈락했다.

M씨는 판로와 판권 등을 둘러싸고 곽씨와 알력을 빚는 과정에서 지난해 6월 초 대표직을 맡게 됐으며 그 뒤에야 로비의 실체를 정확하게 파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 즈음의 어느 날 이씨가 회사로 찾아와 “우리문화진흥이 상품권 업체로 인증받은 건 다 K의원 덕분이다. 찾아 뵙고 인사를 드리는 게 도리다”라고 말해 K의원실을 찾았고 그 자리에서 보좌관 3명을 만났다.

오랫동안 건설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이씨는 공개적으로 “2003년 서울시 발주 공사를 맡은 후 한 행사에서 K의원을 알게 됐다. 로비는 내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하지 마라”며 K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녔다고 한다

K의원측과 수시로 접촉

M씨는 이후 지난해 6월 말 인증제가 공식 폐지 될 때까지 이씨와 함께 K의원실과 커피숍, 강남의 고급 룸살롱 등에서 보좌관들을 4차례 만났으며 한 보좌관은 수시로 우리문화진흥 사무실을 드나 들었다고 한다.

6월 말 당시 한 번은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자리에서 한 보좌관이 M씨에게“내가 문화관광부에 직접 의뢰해 뽑은 자료”라며 상품권 제도를 둘러싼 정부 내 기류와 향후 운영 방향을 담은 서류를 건네기도 했다. 당시는 정부도 딱지 상품권 범람과 자격 시비 등 인증제의 폐해를 인식하고 지정제의 밑그림을 그리던 시기였다.

또 한 보좌관은 “K의원이 소속된 문화관광위원회가 워커힐호텔에서 주최하는 한류(韓流) 관련 행사가 있으니 K의원께 인사를 드리라”며 M씨를 행사에 초청하기도 했다.

M씨는 이 자리에서 K의원을 직접 만나지는 못했다. M씨는 그러나 “당시 업계에서는 ‘인증된 업체치고 국회의원을 끼지 않은 곳은 없다’는 것이 정설이었고 (정치권에 밉보인) 몇몇 업체는 인증업체에서 제외될 것이란 소문까지 떠돌아 보좌관들에게 신경 쓰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곽씨와 이씨는 업체 인증을 전후해서 K의원을 사석에서 몇 차례 만났다”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문화진흥은 결국 19개 지정업체에서 탈락했으며 곽씨와 이씨도 인증 업체에 대한 유예 기간이 끝난 지난해 7월 말 지분을 정리하고 회사업무에서 손을 뗐다.

M씨는 이들이 떠난 후 K의원 측에 건네진 구체적인 로비 금액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곽씨를 곁에서 보좌했던 우리문화진흥 직원 강모씨로부터 “곽씨가 K의원 측에 로비 명목으로 8,000만원을 건넸다”는 말을 들었다는 것이다. 돈을 건넨 시점은 우리문화진흥이 상품권 업체로 인증을 받은 직후 인 지난해 4월께 였다고 했다.

현재 곽씨는 제주도에 칩거 중이며 이씨는 대구에서 건설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은 것으로 드러난 K의원의 보좌관 K씨는 현재 보좌관직을 그만 둔 것으로 알려졌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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