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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입은' 섹스포…선정성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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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입은' 섹스포…선정성 논란

입력
2006.08.31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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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의 성(性) 박람회를 표방한 '2006 서울 섹스포' 행사가 선정성 논란 끝에 31일 막을 올렸다. 그러나 주최측이 사전 통보도 없이 스트립쇼와 란제리 패션쇼 등 '주요 이벤트' 대부분을 취소하면서 성난 관람객들이 환불을 요구하는 등 아수라장이 됐다.

주최측인 ㈜섹스포의 박승각 대표는 이날 행사장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컨벤션센터(SETEC)에서 "스트립쇼와 란제리쇼 등을 고심 끝에 취소하게 됐다"고 밝혔다. 행사장 입구에는 '당사 사정으로 이벤트 행사가 취소돼 죄송하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행사장에는 전시관 3곳이 있었지만 성인상품을 파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그나마 전시관 2곳은 빈 부스가 많아 썰렁하기까지 했다. 특히 각종 이벤트가 취소되면서 팜플릿까지 모두 회수돼 관람객들은 영문도 모른 채 관람을 해야 했다.

●성인용품만 범람

호기심을 안고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볼거리'가 없어지자 매표소로 몰려가 문을 두드리며 환불을 요구하는 등 거세게 항의했다. 대전에서 KTX를 타고 왔다는 최모(40)씨는 "성인용품만 잔뜩 전시해 놓고 입장료를 1만5,000원씩이나 받는 게 말이 되냐"며 흥분했다.

또 다른 관람객은 "스트립쇼, 란제리쇼 없는 줄 알았다면 누가 왔겠냐"며 "완전히 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관람객은 환불을 요구하며 행사장 입구에서 경비 직원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100명이 넘는 항의 인파 중에는 70세를 전후한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선정적인 문구로 행사를 홍보하고 각종 이벤트를 취소한 주최측과 행사를 승인한 서울시를 싸잡아 비난했다.

●건전한 성교육?

주최측은 파행이 거듭되자 "할 말이 없다"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주최측 관계자는 "여성단체와 경찰의 간섭 때문에 키스게임도 못하게 되는 등 엉망이 됐다"고 불만을 털어 놓았다. 환불 요구에 대해서는 "변경된 스케줄을 행사장 입구에서 안내했기 때문에 해줄 수 없다"며 "우리도 피해를 본 만큼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까지 진행될 박람회에는 당초 란제리 패션쇼, 유명 성인잡지 모델들의 스트립쇼, 사진 작가들을 위한 누드 촬영, 연인 키스 대회, 트랜스젠더 선발대회 등 10여 개의 다양한 이벤트가 기획돼 있었지만 여성단체의 항의 등으로 선정성 논란이 일면서 대부분 취소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건전한 성교육과 건강상품 기술 촉진을 위한 박람회라고 판단해 허가했지만 일부 선정적인 이벤트가 문제로 지적돼 이를 제외한 채 진행키로 주최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장에는 경찰과 여성단체 회원들이 참관해 약속 이행 여부를 감시했다.

한편 스트립쇼에 나설 예정이었던 외국 모델들은 당초 공연이 불가능한 일반 관광비자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주최측에 스트립쇼 등 공연을 강행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안내했다"고 말했다.

한 관람객은 "비자 문제도 검토하지 않은 채 경찰과 여성 단체 탓만 하는 주최측을 이해할 수 없다"며 "성을 도구로 이용한 주최측의 장삿속에 놀아난 느낌"이라고 허탈해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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