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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 기념 전국순회공연 갖는 조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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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년 기념 전국순회공연 갖는 조수미

입력
2006.08.31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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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세계를 다니며 음악의 파워를 온 몸으로 느꼈어요. 청소년들이 정서적 풍요를 누릴 수 있도록 그 힘을 이용하고 싶어요.”

국제 무대 데뷔 20주년을 맞은 소프라노 조수미(44)가 새로운 행보에 나섰다. 30일 오후 7시 호암아트홀에서 열린 ‘아카데미 콘서트’가 그 출발점이다. 조수미는 음악 교사 520명을 초청, 음악 교육에 대해 대화를 나누고 자신의 경험담도 들려줬다. 8곡의 노래도 불렀다.

조수미는 ‘아카데미 콘서트’에 앞서 이날 오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음악인으로서의 커리어도 중요하지만 앞으로는 음악을 통한 청소년 정서 함양에 힘을 쏟고 싶다”며 “그 첫 단계로 청소년들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악 선생님들과 만나 서로 해야 할 일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었다. 더 많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앞으로 하나하나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조수미는 이날 집시처럼 세계를 떠돌았던 지난 20년을 반추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서울대 음대 2학년이던 83년 이탈리아 산타체칠리아 음악원으로 유학을 떠난 그는 86년 10월26일 이탈리아 트리스테 베르디 극장에서 오페라 ‘리골레토’의 질다 역을 맡아 국제 무대에 등장했다.

“대학에 수석으로 입학했다가 성적이 꼴찌로 떨어지는 바람에 강제로 등 떠밀려 떠난 유학이었죠. 로마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공항에 내렸을 때 어떤 고난이 닥쳐도 절대 울지 말자고 다짐했었죠. 정말 울고 싶었거든요.”

당시까지 ‘내가 최고’라고 자신했다는 조수미는 한 일본인 여학생의 노래를 듣고는 “생애 처음으로 질투와 시기를 느낄 만큼 강한 충격”을 받았고, 그것이 본격적인 성악가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다고 회상했다.

86년 데뷔 이후 잊혀지지 않는 순간들도 하나하나 꼽았다. ‘신이 내린 목소리’라는 극찬을 안겨줬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과의 만남, 플라시도 도밍고 등 기라성 같은 아티스트들과 듀엣을 하며 숨가빴던 기억, 북한 성악가들과 함께 선 무대에서 흘렸던 눈물, 2002 한일 월드컵 때 목이 터져라 ‘챔피언스’를 부르던 감동….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무대는 지난 4월4일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독창회였다. 그날은 아버지의 장례식이 있던 날이었다. “절대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라는 어머니 말씀에 한국 행 비행기를 타지 않았어요. 네 번째 앙코르곡으로 오페라 아리아 ‘오! 사랑하는 나의 아버지’를 부른 뒤 이 사실을 관객들에게 이야기하자 기립박수가 터져나왔습니다. 그날 공연을 담은 DVD에는 ‘To my Father’라는 타이틀을 붙였어요.”

조수미는 “20년 전과 비교했을 때 육체적으로는 변했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과 한국인이라는 긍지는 전혀 바뀌지 않았고 오히려 더 활활 불타고 있다”며 “한국 국적으로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면서 제약이 많았지만 여전히 한국 국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10년 후 데뷔 30주년이 됐을 때는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아티스트가 된 것을 축하한다’는 인사를 꼭 받고 싶어요.”

조수미는 다음달 5일 수원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출발해 27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끝나는 데뷔 20주년 기념 순회 공연을 갖는다. 대구, 부산, 대전, 포항 등 전국 10개 도시를 돈다. 베스트 음반 ‘With Love’도 함께 발매했다. 특별히 애착이 간다는 드라마 ‘명성황후’의 ‘나 가거든’과 나태해질 때마다 떠올리면 소름이 돋는다는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도 들어있다.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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