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동훈(55)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겉과 속이 다르다. 테가 가늘면서 동그란 안경을 쓴 여린 모습이지만, 폭스바겐 본사가 한국에서 1등을 차지하려고 캐나다에서 모셔온 강한 추진력의 소유자다.
박 사장은 2003년 폭스바겐과 아우디 수입을 대행하던 고진모터임포트 부사장을 그만두고 한국을 떠났다. ‘씨랜드 참사’에 충격 받아 4년을 준비해 자녀들과 캐나다로 이민을 갔다. 그런데 2004년 폭스바겐 아시아ㆍ태평양지역 본부가 있는 싱가포르에서 사람이 찾아 왔다. 폭스바겐의 아시아(중국은 제외) 진출 전략을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요청을 받아들여 싱가포르로 간 것이 한국에 돌아오는 계기가 됐다. 박 사장이 ‘벤츠, BMW 같은 독일차보다 터줏대감인 일본 토요타를 공략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더니, “한국 시장은 당신이 맡으라”는 제의가 들어왔다. 박 사장은 2005년 폭스바겐코리아가 설립과 함께 사장으로 부임했다.
한국 복귀 2년째인 박 사장은 일단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는 2005년 1,635대를 판매했는데 올해에는 그 두 배인 3,000대를 판매 목표로 잡고 있다. 박 사장은 “올 상반기까지 1,802대가 판매된 것을 감안하면, 당초 목표는 무난히 달성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 점유율은 업계 5위 수준이지만, 2009년에는 1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또 내년에는 국내 시장에서 4,000대를 팔아 경영수지도 흑자로 전환될 것이라 예상했다.
박 사장의 자신감은 경쟁업체 보다 우수한 차량 라인업과 가격대비 우수한 차량 성능 때문이다. 폭스바겐코리아는 ‘뉴 비틀’, ‘골프’ 등 소형차에서부터 ‘제타’, ‘파사트’ 등 중형 세단, 왜건형 모델인 파사트 바리안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투아렉 그리고 최고급 럭셔리 대형 세단인 페이톤까지 국내 수입업체 중 가장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박 사장은 “대부분의 고객이 이만한 성능의 차량을 이런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느냐고 반문할 정도로 폭스바겐 가격에는 거품이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중소형 모델인 뉴 비틀, 골프, 제타, 파사트의 경우 지속적인 가격 조정을 통해 이제는 국산차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좁혀졌다”며 “이 때문인지 중소형 모델을 구입하는 대부분의 고객이 국산차를 몰던 분”이라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