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휘발유 시장을 잡아라.'
올들어 고급 휘발유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시장 장악을 위한 정유사들의 마케팅도 치열해지고 있다.
30일 석유협회와 정유사들에 따르면 올해 1~7월 고급 휘발유 판매량은 23만1,000 배럴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4만 8,000배럴에 비해 56%나 증가했다. 2004년 같은 기간의 10만 배럴에 비교하면 무려 230%나 폭증한 셈이다.
이는 고유가로 올해 1~7월 일반 휘발유의 전체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나 감소한 것과 대조를 이룬다. 휘발유 소비에도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휘발유 전체 판매량 가운데 고급 휘발유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4년 말 0.3%에서 올해 1~7월에는 0.7%로 확대됐다.
고급 휘발유는 값은 보통 휘발유에 비해 리터당 150원 가량 비싸지만, 옥탄가(엔진의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를 높여 엔진을 보호하고 차량 성능을 끌어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석유협회 박진호 과장은 "수입차가 크게 증가하고, 국산차도 대형화하면서 운전자들 사이에 고급 휘발유가 엔진을 부드럽게 해준다는 소문이 번져 소비가 늘고 있다"며 "일본의 경우 고급 휘발유의 비중이 20% 정도인 점을 고려할 때 우리나라에서도 고급 휘발유 시장이 지속적으로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들도 이 같은 흐름을 재빨리 간파, 유통망 확대와 마케팅 강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고급 휘발유인 '엔크린 솔룩스'를 판매하기 시작한 SK㈜는 현재 전국 230여개 주유소에서 이를 판매하고 있다.
올해 안에 200여개 이상 더 늘릴 계획이다. SK㈜ 관계자는 "엔크린 솔룩스는 월 평균 1만6,400 배럴 정도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지난해 초보다 판매량이 30∼40% 늘어난 수준"이라며 "계절별 판촉 이벤트와 고객 체험기회 확대를 통해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고급 휘발유 'Kixx PRIME'을 판매하고 있는 GS칼텍스도 지난해말 50곳에 불과하던 취급 주유소를 현재 124곳까지 늘렸다. GS칼텍스 관계자는 "지난 7월 한달간 고급휘발유 소비가 2004년의 같은 기간에 비해 평균 3배이상 급신장했다"며 "최근 고급휘발유 전용 보너스카드를 내놓고, 카드 소지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등 차별화한 서비스를 통해 판매를 더욱 촉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4월 '에쓰-가솔린 프리미엄'이라는 브랜드로 고급 휘발유 시장에 뛰어든 에쓰 오일도 현재 29개의 판매 취급 주유소를 연말까지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자사의 고급 휘발유인 '카젠''을 판매하는 주유소의 수를 현재의 36곳에서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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