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이 지난달 주택담보대출금리를 연 5.79%로 4년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올리면서 예금금리는 떨어뜨려 얌체상혼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 은행들은 또 중상류층이 주대상인 판교2차 청약 중도금 대출금리는 일반 대출금리보다 휠씬 낮은 연4%대로 잡아 서민층을 너무 홀대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고 있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06년 7월 금융기관 가중평균 금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취급액 기준)는 전월보다 0.31%포인트 급등했다.
이는 2002년 2월 연 6.00%에서 6.49%로 0.49%포인트 급등한 이후 최고 상승폭이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 금리인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른 데다 감독당국의 규제 등으로 은행간 경쟁이 약해진 것이 원인이라고 풀이했다.
주택대출금리 급등의 여파로 대출평균금리 역시 연 6.10%로 전월대비 0.12%포인트 오르며 6%대에 진입했다. 2004년 3월 대출평균금리가 연 6.1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오히려 하락했다.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 평균금리는 연 4.46%로서 전월대비 0.02%포인트 낮아졌다. 순수 저축성예금 금리는 0.02%포인트 올랐으나, 5%대 금리를 제공하는 특판 상품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급등세인 가운데 중대형 아파트인 판교2차 분양 중도금의 경우는 대출금리를 4%대 초저리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날 판교신도시 사업시행자인 대한주택공사와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농협 등 5개 협약은행은 판교 2차 분양 중도금 대출금리를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0.3%'로 일괄 적용키로 했다. 최근 CD금리 4.69%를 적용하면 4.99%로 5%에도 못 미치는 '초저리'다.
통상적으론 시공사와 협약을 맺고 입주예정자에게 집단으로 대출해주는 중도금 대출금리가 CD+1.0% 내외에서 결정된다. 더욱이 중도금 대출은 아파트 등기가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 발생하기 때문에 담보대출보다 높은 신용대출에 해당된다. 그런데도 판교 지역 중도금 대출금리는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 5.50%보다도 0.50%포인트 이상 낮은 것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판교 2차 분양 아파트는 분양가만 8억원 내외의 고가 주택이라 청약자들이 우량 고객일 가능성이 높다"며 "당장 출혈경쟁을 하더라도 향후 연계 마케팅을 통해 장기적으로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금리를 낮게 설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김우진 연구위원은 "담보 대출 얻기 힘든 서민층을 위한 대출 상품의 개발하는 등 새로운 영역에 진출하기 보다는 금리 인상기 예대마진 챙기기에 안주하고 채권회수가 안정적인 주택담보 대출에 치중하는 구시대적인 영업행태는 개선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