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연대가 ‘뉴딜정책’에 협력해달라며 내민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손을 내쳤다. 재벌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참여연대는 이단자를 파문하는 ‘중세의 교황’ 같았다.
김 의장은 29일 참여연대 지도부와의 정책간담회에 들어가기 전만 해도 “따끔한 비판을 해달라”고 짐짓 여유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상기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은 간담회 후 “이런 방식의 대화 테이블에 우리가 앉을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김 처장은 뉴딜에 대해 “노동계와 재계에 대한 요구수준이 너무 달라 합의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내용 면에서도 재벌 중심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함께 브리핑에 나선 우원식 의원이 “비판적 조언자로서 의견교환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수습하려 했지만, 김 처장은 “우리를 ‘비판적 협력자’로 부르지 말아달라”고 선을 그었다.
김 의장은 간담회에 앞서 “1930년대 유럽에서 대공항 전후에 파시즘이 대두됐던 것처럼 우리 사회도 그런 위기에 노출돼 있다”며 “냉전수구세력의 대연합이 본격화해 사회적 대타협을 통한 서민경제 회복만이 이들의 도전을 극복할 수 있다”고 절박한 심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 의장은 ‘냉전수구세력’에 앞서 참여연대로부터 뺨을 맞은 격이 돼버렸다.
신재연 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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