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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與의 "네 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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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與의 "네 탓"

입력
2006.08.30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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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전체의 책임이니 반성한다. 그러나 한나라당 책임이 더 크다.'

요즘 '바다이야기'사태에 대한 열린우리당의 반응은 이렇게 요약할 수 있다. 우리당은 29일 사행성 게임의 확산에 따른 서민들의 피해와 관련해 국민들에게 고개를 푹 숙였다. 하지만 여야 책임론의 크기를 따지는 데 더 신경을 쓰는 분위기였다.

이날 아침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선병렬 의원은 "작년에 발의된 사행산업감독위원회법이 우여곡절 끝에 올 4월 법사위에 회부됐지만 한나라당이 보이콧했다"며 한나라당 책임론을 부각시키려 했다. 김한길 원내대표가 며칠 전 "국회에서 발목 잡아온 한나라당의 책임이 크다"고 '동반 책임론'을 제기한 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김근태 의장도 이날 오후 의원총회 석상에서 "집권여당의 의장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사과하면서도 "책임져야 할 의원들은 한나라당에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규의 부대변인 역시 '짖으려던 개에 재갈을 물린 건 한나라당'이란 논평을 내고 "바다이야기의 종착점은 사실상 '한나라당 발(發) 게이트'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라고 야당에 화살을 돌렸다. 여당은 사립학교법 투쟁으로 국회를 파행으로 몰고 간 한나라당에 '원죄'가 있다고 주장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야당 책임을 따지는 여당의 분위기 때문인지 이날 여당 인사들의 '사과'와 '반성'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사행성 게임이 급속도로 확산될 때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낸 정동채 의원이 당직 사퇴를 했지만 이날 여당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여당이 '네 탓 보다는 내 탓이 더 크다'는 자세로 고개를 숙여야만 민심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석원 정치부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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