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은 제왕절개이며, 다음은 백내장, 치핵(치질) 수술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들어 급속한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관절ㆍ무릎 전치술, 전립선 수술 등 선진국형 수술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한국일보 기획취재팀이 29일 단독 입수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4년 건강보험 수술환자 DB 구축 및 주요 수술통계 연보’(2005년 9월 발간)에서 확인됐다. 한국인들의 질병 특성을 보여주는 25개 다(多)빈도 수술 실태가 공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보에 따르면 2004년 우리나라의 제왕절개 수술 건수는 여성 10만명 당 692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48.4명)을 크게 웃돌았다. 한국의 낮은 출산율(2005년 1.08명)을 감안하면 제왕절개 분만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다. 이어 백내장과 치핵 수술 건수가 인구 10만명 당 각각 452.3명, 431.4명으로 2, 3위를 기록했다.
자궁절제술(220.0명), 맹장 수술(204.8명), 척추 수술(146.4명)도 인구 10만명 당 수술 건수가 평균 100명을 넘는 다빈도 수술로 조사됐다. 반면 갑상선 수술(35.1명), 위 절제술(31.3명), 전립선(경요도) 수술(26.6명), 간 색전술(21.9명), 뇌기저(腦基底) 및 뇌종양 수술(8.8명) 등 암과 관련된 중증 수술은 순위가 낮았다.
일부 수술은 OECD 평균을 크게 웃돌아 수술 남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세계 최고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는 제왕절개 수술 외에도, 자궁절제술(220.0명)과 맹장 수술(204.8명)이 OECD 평균(143.5명, 123.0명)을 2배 가량 웃돌았다.
인구 고령화와 경제 수준 향상에 따라 대표적 노인성 질환인 백내장 수술 건수 역시 2002년에 비해 42.9%나 급증했다. 최근 3, 4년 새 척추나 대장 전문 병ㆍ의원들이 우후죽순 늘어나면서 척추와 치핵 수술 건수도 크게 늘어났다. 척추 수술 건수는 2002년 4만1,573건에서 2004년 6만6,933건으로 62.0%나 늘었으며, 치핵 수술 건수도 2년 새 23.3% 증가했다.
조사 책임자인 제주대 의대 배종면 교수는 “국민들의 식생활 변화 및 고령화, 보건의식 향상 등으로 선진국형 수술이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수술 실태에 관한 정확한 통계는 국민 건강과 직결돼 있는 만큼, 정부가 관심을 갖고 매년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영웅 기자 new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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