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용으로만 쓰이던 프로젝터가 LCD, PDP TV 못지않은 안방극장의 차세대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 HD TV셋톱박스나 DVD 플레이어를 프로젝터에 연결해 안방 극장을 꾸미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프로젝터의 인기비결은 LCD, PDP TV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용을 적게 들이면서도 더 큰 화면을 구사할 수 있다는 점. 200만, 300만원대를 호가하는 LCD TV가 40인치대 화면에 머무는 반면 보급형 홈시어터 프로젝터의 경우, 100만원 전후 가격으로 100인치 영상을 구현할 수 있다. 다만 LCD, PDP TV는 조명을 밝힌 상태에서도 시청할 수 있으나 프로젝터는 램프를 밝혀서 영상을 구현하는 특성상, 극장처럼 조명을 모두 끈 상태에서만 감상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터가 홈시어터용으로 각광받는 것을 전세계적인 추세로 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DC에 따르면 올해 세계시장 규모는 600만대 수준이며, 금액으로는 89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국내의 경우 HD로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 한일월드컵대회를 계기로 프로젝터 수요가 늘기 시작해 올해 시장규모는 1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업체들이 홈시어터용 프로젝터 시장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적 영상전문가 조 케인과 제휴를 맺고, 2003년 고급형 홈시어터 프로젝터인 '500AK' '600AK' '700AK'를 내놓은 데 이어 이를 개선한 '800BK'를 선보였다. LG전자도 보급형 홈시어터 프로젝터인 'JT92'와 벽걸이형으로 유명한 'AN110'을 출시했다. AN110은 액자처럼 벽에 걸 수 있는 독특한 디자인으로 iF디자인상, 레드닷 디자인상 등을 수상했다.
외국 업체 중에서는 카메라로 유명한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이 이 달 중순부터 홈시어터용 프로젝터인 '엑시드' 시리즈를 내놓으며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총 4종이 출시된 엑시드는 300만~800만원대에 판매될 예정이다.
6월에 국내 상륙한 대만업체 옵토마도 홈시어터용 프로젝터인 '무비타임'을 100인치 스크린과 함께 120만원대의 파격적 가격에 판매하면서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테리 쿼 옵토마 사장은 "한국은 아시아의 프로젝터 시장에서 중국, 일본 다음으로 크다"며 "연간 10만대 이상의 고도 성장이 예상된다"고 공격적 영업활동 의사를 밝혔다.
이에 질세라 일본 업체인 엡손코리아도 하반기 국내 시장을 겨냥해 신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 업체는 홈시어터용 프로젝터인 'EMP-S3'를 국내에서 독일 월드컵대회 기간에만 약 1,000대를 판매했다. 이에 따라 후속 기종으로 영상의 밝기를 강화한 'EMP-S4'를 100만원대에 출시하고 경쟁업체의 공세에 대비할 방침이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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