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설] 지식인 비판 공방 치열하되 금도 있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설] 지식인 비판 공방 치열하되 금도 있게

입력
2006.08.29 23:54
0 0

뉴라이트(새로운 우파) 계열 계간지 '시대정신'이 '우리 시대의 진보적 지식인' 시리즈를 통해 '진보' 진영에 대한 실명 비판에 나섰다. 이 잡지를 발행하는 뉴라이트재단 측은 "이번 가을호에 '민중을 저버린 민족사학자 강만길 교수'를 실은 데 이어 앞으로 리영희 한양대 명예교수,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최장집 고려대 교수의 사상체계를 비판하는 글을 계속 싣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올 2월 뉴라이트 계열의 학자들이'해방전후사의 재인식'을 냈을 때 보수와 진보, 좌와 우가 역사 인식의 지평을 넓히는 차원에서 생산적인 현대사 논쟁에 나서기를 기대한 바 있다.

이번 진보적 지식인 비판은'범좌파'의 대선배이자 아직도 그 쪽과 친연성(親緣性)이 강한 것으로 보이는 명망가들을 대상으로 고른 점에서'… 재인식'보다 이념적 정치 공세 성격이 훨씬 강한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강만길(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장) 고려대 명예교수에 대해 "민중을 위한 역사를 추구한다면서 (북한 민중의 삶은 외면함으로써) 전근대적 북한 정권의 독재와 인권 말살에 부역하는 결과를 낳았다"거나 "친일세력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대한민국을 세웠다는 주장은 학문이 아니라 가설이고 이데올로기일 뿐"이라는 주장에서 그런 의도가 물씬 풍긴다.

그러나 순수한 학문적 비판이 아니라거나 해당 필자가 특정 학문 세계를 논할 자격과 수준이 있는지 여부를 따질 일은 이제 아니라고 본다. 제도적 민주화를 이룬 이후 대한민국은 어떤 면에서 오히려 예전보다 더 심한 이념적인 분열을 겪고 있다.

어차피 겪어야 할 다툼이라면 내년 대선을 앞두고'범좌파'를 공박할 의도로 제기한 것이든 무엇이든 반대측에서도 논박할 부분이 있으면 논박하고 새로 문제 제기할 부분이 있으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민주사회는 열린 토론의 사회이다. 비판이든 반박이든 학문의 영역이든 사회운동의 영역이든 치열하되 금도를 갖춘 논쟁을 통해 정당성을 확인하고 확보하는 길밖에 없다고 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