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부터 양키스와 레드삭스 경기를 지켜봤다. 이들을 상대로 공을 던지다니…. 내 꿈이 이뤄졌다.”
28일(한국시간) 보스턴과의 홈 경기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백차승(26ㆍ시애틀)은 지난해 시애틀에서 방출 대기 조치를 당한 뒤 트리플A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었다. 그는 이 때를 떠올리며 “팀에서 버림받을 때는 못 견디게 괴로웠지만 지난 겨울 열심히 노력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백차승은 보스턴의 강타선을 5와3분의2이닝 2피안타 4탈삼진 5볼넷 3실점(2자책)으로 막았다. 경기는 시애틀의 6-3 승리로 끝났고, 백차승은 지난 2004년 9월27일 텍사스전 이후 무려 701일 만에 빅리그에서 승리를 따냈다.
백차승은 지난 23일 뉴욕 양키스를 상대로 올 시즌 메이저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당시 양키스 타선을 5이닝 3실점으로 막은 백차승은 빅리그 최고 명문 양키스에 이어 보스턴을 상대로 호투한 덕분에 팬들은 물론 마이크 하그로브 시애틀 감독에게도 깊은 인상을 심어줬다.
5회까지는 단 한 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투구였다. 5회초 1실점도 1루수 벤 브루사드의 실책에서 비롯됐다. 백차승은 1-0으로 앞선 5회초 볼넷 두 개를 허용해 2사 1ㆍ2루 위기를 맞았다. 코코 크리스프를 1루 땅볼로 유도한 백차승은 위기를 모면하는 듯 했지만 브루사드의 악송구로 동점을 내줬다.
5회말 터진 라울 이바네스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백차승은 6-1로 앞선 6회 비로소 첫 안타를 맞았다. 데이비드 오티스에게 첫 안타로 1점 홈런을 허용한 백차승은 2사후 마이크 로웰에게 또다시 홈런을 맞은 뒤 션 그린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총 투구수는 107개.
하그로브 감독은 “백차승이 공을 낮게 잘 던졌고, 구속의 변화를 잘 이용했다”고 칭찬한 뒤 “한 가운데로 몰린 실투가 있었는데 홈런으로 연결됐다”고 아쉬워 했다. 하그로브 감독은 “백차승의 투구수가 너무 많았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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