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게임산업개발원의 불법행위 단속과정에서 적발되고도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빠져나간 상품권 발행업체 안다미로와 씨큐텍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 회사는 이미 상품권 관련 의혹의 핵심으로 떠오른 상태에서 이번 사실까지 밝혀져 더욱 궁금증이 일고 있다.
안다미로는 1999년 음악에 맞춰 발판을 밟으며 춤을 추는 체감형 게임 ‘펌프’를 개발한 게임업계의 대표 기업. 이 회사 대표 김용환씨는 현재 상품권 발행 및 인증제 도입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씨가 2002년께 당시 한국컴퓨터게임산업중앙회 임원을 통해 소개 받은 문화관광부 게임담당 사무관 등과 함께 수시로 만나 경품용 상품권 도입계획을 의논했다”며 “나중에 김씨가 추진하던 계획이 그대로 반영됐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2004년 12월31일 상품권 인증제가 도입될 무렵 경품용 상품권 업체 선정 권한을 가진 게임산업개발원의 이사로 있었다. 김씨는 그 직전인 12월22일 이사직을 사임해 무관하다고 주장하지만 상품권 인증제 도입안(案)은 김씨의 작품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대해 김씨는 “안다미로가 만든 일반 판매용 상품권은 2002년 경품용 상품권제 도입 당시 경품 지급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지난해 경품용 상품권 지정과정도 충분한 영업능력이 있어 로비의 필요성이 없었다”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안다미로가 게임산업개발원의 단속에서 상품권 위ㆍ변조 사실이 적발되고도 또 다시 살아 남은 것은 김씨의 로비력을 보여준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씨큐텍은 지난해 8월 상품권 발행업체가 되고 별도로 상품권 인쇄업체로도 지정돼 8개월간 상품권 발행과 인쇄를 함께 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과 인쇄를 함께 할 경우 보증보험 회사의 보증액 한도를 초과해 상품권을 발행하거나 일련번호가 같은 ‘짝퉁 상품권’을 찍더라도 쉽게 노출되지 않을 수 있어 특혜 논란이 일었다”고 말했다.
발행과 인쇄 겸업이 문제가 되자 서울보증보험은 올해 2월 게임산업개발원에 ‘자기발행 상품권의 인쇄 금지 규정’ 신설을 요청했고, 개발원은 올해 3월에서야 씨큐텍의 자사 발행 상품권의 인쇄를 금지 시켰다.
씨큐텍은 또 상품권 발행업체로 지정될 당시 자본 잠식 상태였던 것으로 드러나 로비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낳았다. 일각에선 씨큐텍 상품권 총판에 권력실세가 차명으로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거나 씨큐텍 대표 또는 대주주가 여권 인사들과 친분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씨큐텍이 게임산업개발원 단속에서 적발된 혐의가 일련번호가 같은 상품권을 이중으로 발행했다는 중한 사안인데도 별 탈 없이 영업을 계속한 것은 의혹을 더욱 부추기는 대목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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