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회장, 정몽구 현대ㆍ기아자동차회장, 구본무 LG회장 등 재계 '빅3' 총수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6월 호암상 시상식 참석 후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이 회장은 내달 미국출장을 떠난다. 코리아소사이어티(회장 도널드 그레그 전 주한미대사)가 매년 한ㆍ미간 상호 이해와 협력 증진에 기여한 인사에게 주는 '밴 플리트 상'을 받기 위해서다. 시상식은 19일 뉴욕 맨해튼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기조연설과 함께 열릴 예정이다.
이 회장은 이번 출장을 통해서 세계 최대시장인 미국의 흐름과 삼성의 미래 전략을 점검하고 미국내 정ㆍ관ㆍ재계 인사들과 교류를 다진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삼성전자 CEO를 비롯, 계열사 사장들이 이 회장을 직접 수행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심을 끄는 이 회장의 미국체류일정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보석으로 풀려난 정 회장의 일상은 정상을 되찾았다. 매일 아침 6시30분이면 서울 양재동 본사로 출근하며 경영 정상화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가을로 예정된 현대차 체코 공장 기공식과 기아차 슬로바키아 준공식이 다가옴에 따라 막판 현안 챙기기에 골몰하고 있다. 재계에선 정 회장이 기공식이나 준공식 참석을 계기로 본격적인 글로벌 경영에 다시 나설 수 있게 될 지가 관심사다.
구 회장은 지난 24~25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구 회장은 "그동안 고객중심경영을 지속적으로 강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부관점에서 공급자 중심의 경영이 이뤄지는 점이 있다"고 지적한 뒤 CEO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구 회장은 나아가 "각사에 적합한 고객가치 혁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철저히 실천할 것"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구 회장이 직접 주재한 회의는 시종일관 사뭇 진지한 분위기였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이외에도 고 정몽헌 회장의 3주기를 끝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사활을 건 현대건설 입찰이 다가옴에 따라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도 최근 경기 안성시의 한 골프장에서 전경련 회장단을 초청해 골프모임을 여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휴가철이 마무리되면서 재계 총수들의 경영 전략 챙기기가 본격화하고 있다"며 "특히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것과 관련, 그룹 회장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고 밝혔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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