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왕따 메일' 사건으로 해고 당한 정국정(43)씨가 구자홍(현 LS그룹 회장) 전 LG전자 대표를 무고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경찰청은 28일 "정씨가 23일 구 회장과 당시 회사 간부 2명을 무고 등의 혐의로 고소해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24일 정씨를 고소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한 데 이어 구 회장의 소환 여부를 검토 중이다.
정씨가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는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정씨는 1996년 LG전자 재직 당시 사내 구매 비리를 고발했다는 이유로 '왕따 메일'이 사내에 도는 등 집단 따돌림을 당하다 2000년 2월 해고됐다. 회사에서는 "정씨가 이메일을 조작했다"며 고소했지만 정씨는 무죄 판결을 받았다. 오히려 법정에서 허위 진술을 한 직원만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다. 정씨는 이후 2003년 자신을 사문서 위조 혐의로 고소했던 구 회장을 무고 혐의로 고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구 회장 등의 무고 혐의에 대해 3년 동안 '쳇바퀴' 수사를 하고 있다. 일선 지검에서 구 회장에 대해 무혐의 결정을 내리면 정씨는 항고했고 서울고검은 이에 대해 "수사가 미진하다" "진상은폐가 없었는지 따져봐야 한다"며 지검에 재수사 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지검은 결국 불기소 결정을 내렸다. 이 같은 과정이 3차례나 반복됐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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