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초등학교 1학년 큰아이와 유치원에 다니는 둘째에게 용돈을 주기 시작했다. 1주일마다 주급을 주는 대신 아이들은 용돈 기입장을 자세히 쓰기로 약속했다. 겨우 과자 한 봉지를 살 만한 적은 돈이지만 소비에 재량권을 주었더니 아빠의 예상과는 달리 동네 슈퍼로 가기는커녕 차곡차곡 돈을 모으며 저축에 열성이다. 할머니께 받은 용돈도 쓰지 않고 저축을 하기 시작했다. 돈에 대한 첫 교육이 기특하게도 순조롭게 시작된 셈이다.
자녀들의 돈에 대한 건강한 습관과 관념을 만들어 주기 위한 부모들의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금의 부모들이 자랄 때 경제나 금융에 대한 교육은 오로지 자린고비 이야기를 들려주며 아끼는 것만 강조했던 것이 대부분이었다. 학교에서도 기껏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용어 몇 개를 외웠던 게 고작이었지만 요즘은 어린이용 재테크 서적이 나오는가 하면 학교에서 경제교실을 열거나 방학을 이용한 놀이식 경제캠프도 인기가 높다.
자녀에게 경제와 금융을 가르치기 위한 좋은 방법으로 주식투자를 추천하고 싶다. 주식투자를 하게 되면 첫째, 학업에 도움이 된다. 주식시장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와 과학 등 교과서에 나오는 모든 요소가 집약된 현장이다. 환율과 금리, 물가가 우리 생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몇 년을 가르치는 것보다 주식을 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교과서에서 배운 개념들이 실생활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주식만한 게 없다.
둘째, 리스크에 대한 건강한 관점을 만들어 준다. 절약과 저축만이 경제관념의 전부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투자의 시대에 리스크 없이는 이익도 없다. 자칫 판단을 잘못하면 큰 손실이 있을 수도 있음을 적은 돈을 가졌을 때부터 배우게 되면 나중에 큰돈을 만질 때 더욱 신중히 처신하게 된다.
셋째, 절약으로 모은 작은 종자돈이 큰 나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합리적인 가치평가를 통해 선택한 주식이 주가 상승으로 화답하게 되면 성취감뿐 아니라 최초의 작은 씨앗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도 배우게 된다.
자녀의 대학등록금을 위해 적금을 붓고 있다면 부모만 열심히 저축하지 말고 지금부터 자녀와 함께하는 재미있는 주식투자의 세계로 들어가 보자. 돈이 늘어나는 기쁨과 함께 자녀와의 대화도 더욱 늘어날 것이다.
신한 PB 분당센터 손민보 팀장 mbson@shinh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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