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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쉽표없는 양자역학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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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읽다] 쉽표없는 양자역학 연구

입력
2006.08.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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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리를 찾아서(Men Who Made a New Physics) 下

‘새로운 물리를 찾아서’(바바라 러벳 클라인 지음)에 대한 두번째 글에서는 양자역학이 어떻게 성립되었고 고전역학과는 어떻게 다르게 자연을 설명하는지 살펴본다.

양자의 개념은 막스 플랑크에 의해 처음 나왔다. 플랑크는 열을 받은 물체가 빛을 복사할 때 이론적으로는 파장이 짧은 자외선을 무한히 내야 함에도 왜 그렇지 않은가를 따지다 에너지가 연속적으로 흐르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원자가 흡수하거나 방출하는 에너지는 당시의 가정과 달리 한 개, 두 개, 한 컵, 두 컵과 같은 식으로 불연속적인 단위로 움직였다. 그 단위를 플랑크 상수라고 부르며, 이것이 양자의 개념이다.

개념과 별개로 양자역학의 탄생은 1900년 전후 원자의 구조가 밝혀지면서 촉발됐다. 1897년 전자가 발견되었고, 1911년 원자핵의 존재가 밝혀졌다. 어니스트 러더퍼드는 금박막에 쏘인 알파 입자(헬륨의 원자핵)가 되 튀어 나오는 것을 관측, 원자 한가운데에 양전하를 띤 원자핵이 존재함을 밝혔다. 마치 태양계처럼 원자핵 주위를 서로 다른 궤도에서 전자가 도는 원자 모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러더퍼드의 제자인 닐스 보어는 이 원자모형의 모순을 파고들었다. 기존 물리학에 따르면 원운동을 하는 전자는 끝없이 빛을 복사하고, 결국 에너지를 잃어 원자핵으로 떨어져야 한다. 하지만 관측된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보어는 전자는 오직 높은 에너지 궤도에서 낮은 에너지 궤도로 떨어질 때만 복사선을 낸다고 가정했다. 이 복사에너지의 진동수는 플랑크 상수로 계산할 수 있다. 보어는 이를 이용해 원자마다 고유한 빛 스펙트럼을 설명했다.

이러한 보어의 계산을 일반화하고, 그 의미까지 알게 된 데에는 보어 학파인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와 볼프강 파울리의 몫이 크다. 하이젠베르크는 1925년 건초열을 앓아 요양하면서 양자역학 방정식의 근간이 되는 행렬역학을 창안했다. 막스 보른에 의해 발전한 행렬역학은 고전역학의 문제를 모두 포함하면서 원자의 스펙트럼도 명료하게 계산해냈다. 양자역학이 고전역학을 포함하는 확장된 물리학으로 성립된 것이다.

이와는 독자적으로 어윈 슈뢰딩거는 파동함수를 이용해 원자의 스펙트럼을 풀어냈다. 슈뢰딩거 방정식은 몇 차례 진보를 거쳐 현재 널리 쓰이는 양자역학 방정식으로 자리잡았다.

수학이 원자세계를 설명한다는 사실은 경이롭다. 이와 함께 양자역학은 인식론적인 충격을 주었다. 원자세계에서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는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는 객관적 자연세계와 인간의 관찰행위가 서로 연관돼 있음을 가리킨다. 또한 거시세계에서 뉴턴의 법칙은 100년 뒤 지구와 목성의 위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지만 미시세계에서 전자가 언제 어디를 통과할지는 확률로만 알 수 있다. 원자수준의 물질들은 빛처럼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하다.

이러한 해석에 대해 가장 주저했던 것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이었다. 완결된 자연법칙을 추구했던 그는 “신은 주사위놀이를 하지 않는다”며 확률적 해석을 거부했다. 보어와의 집요한 논쟁은 수년간 이어졌다. 책을 읽은 뒤 독자들도 여전히 “도대체 무슨 소리냐”고 할 게 당연하다. 호기심이 계속된다면 하이젠베르크의 ‘부분과 전체’를 찾아보라.

김희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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