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을 겨냥한 북한의 장사정포 공격에 대해 주한미군은 즉각 방어 및 응전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나, 우리 군은 2011년이 돼야 독자 대응장비를 갖추고 실전 운용능력도 2015년께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우리 군은 지난해 10월 장사정포 대응 작전지휘권을 연합사로부터 이미 넘겨받았으나, 방어망의 핵심인 ‘C4I시스템’의 운용권은 여전히 미군이 행사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입장대로 2009년 전시작전통제권이 환수될 경우 우리 군의 독자적 체제가 갖춰지기까지 2년여 동안 기존 장사정포 방어망 운용에 공백과 혼선이 우려된다.
한나라당 이성구 의원이 군 당국 등으로부터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군은 개성시 인근 중서부 지역에 이동식인 견인포.자주포와 로켓식인 다연장포 등 1만5,000여문의 각종 포를 집중 배치하고 있다. 이중 최대 사거리 60㎞인 장사정포에 해당하는 자주포와 방사포는 350여문에 달한다. 이들 장사정포가 동시에 서울을 조준하면 1시간 동안 1만7,000여발이 발사돼 서울 전체의 31.6%인 191.4㎢가 피폭된다.
이에 대응해 주한 미군은 군사위성 KH-12, U2정찰기와 무인항공기 등을 통해 북한의 대규모 병력이동 및 포탄수송 등의 이상 징후를 미리 포착할 수 있다. 또 적 공격 전후 첩보수집 및 응전 핵심체계인 ‘C4I시스템’을 통해 자동으로 포병여단과 항공지원대가 적 장사포대를 조준한다. 탐지에서 공격까지 불과 1~2분내 이뤄지며, 시간별 응전 상황은 미 2사단 지휘부와 한미연합사령부에 실시간으로 보고된다.
하지만 우리 군은 아직 첨단체계가 갖춰지지 않아 탐지에서 공격까지 5~7분이 걸린다. 더구나 레이더에 탐지된 장사정포가 포탄 발사 후 엄폐진지로 되돌아가기 전까지인 14분 이내에 이를 파괴해야 하지만, 미군이 10회 공격할 때 우리 군은 2회 타격 정도에 그친다.
국방부 전력증강계획에 따르면 우리 군은 2011년 표적탐지레이더 TPQ-37 6대를 추가 도입하고 기존 보유분의 기능도 개선키로 했다. 방어망 핵심인 ‘C4I시스템’도 이 시점이 돼야 완비된다. 물론 이 같은 장비시설을 갖춰도 실전에 운용하려면 3~4년의 준비기간이 추가로 필요해 2015년이 돼야 방어망의 완전 구축을 꾀할 수 있다.
이성구 의원은 “우리 군이 독자적인 방어망을 구축하기 이전에 작전권이 환수되면 우리는 미군 측에 막대한 국방비를 부담하며 해당 장비를 지원 받아야 할 처지“라며 “작전권 환수문제는 이 같은 상황을 모두 검토해 우리 군이 북측의 공격에 맞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이후에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