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가는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입니다.”
지난 25일 용산민자역사에 아이파크백화점을 개장한 아이파크몰 최동주(54) 사장은 취임 1년 동안 겪었던 숨 가빴던 기억들을 되뇌이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아이파크몰에 문을 연 아이파크백화점은 6층 규모에 면적 1만3,810평의 패션전문백화점. 패션잡화, 여성캐주얼, 골프스포츠, 아동용품 등을 갖춘 정통백화점을 지향한다. 규모로만 따져도 롯데백화점 본점(9,000평)의 1.5배가량이다. 전자상가 일색이던 용산일대에 처음으로 문을 연 백화점이기도 하다. 아이파크몰내에는 현재 CGV, 이마트, 리빙레포츠 등이 들어서있어 이번에 백화점의 개장으로 명실상부한 엔터테인먼트 쇼핑몰로서의 구색을 갖췄다.
하지만 아이파크몰의 탄생과정은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 1998년 철도청과 현대산업개발이 동양 최대의 민자역사 사업추진 협약을 체결, 2002년 완공목표로 공사에 들어갔으나 3,000개에 달하는 매장의 임대계약자를 모집하지 못해 2년간 공간을 비워둬야 했다.
2004년 10월 스페이스 나인이라는 이름으로 가까스로 문을 열기는 했지만, 상품 구색이 전자제품 일색이었다. 결국 인근 용산전자상가와의 차별화를 극복하지 못한 채 매장은 점차 빈 공간이 늘어났다. 최 사장이 부임하던 2005년 7월은 이런 상황에 최악에 달해있던 시기였다.
1978년 현대건설에 입사한 최 사장은 현대미포조선을 거쳐 84년 현대백화점 창단멤버로 들어와 기획조정실, 경영정책실, 영업전략실 등을 거치며 경영전략, 기획, 마케팅, 신규사업 등 주요 경험을 쌓아온 백화점 통. 특히 압구정 본점을 비롯, 무역센터점, 목동점 등을 설립하는 데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기도 했던 터라, 재개장에 다름없는 아이파크몰 사업을 맡은 것이 최 사장에게는 흥분되는 일일 수 밖에 없었다.
“인근 용산전자상가마저 가뜩이나 장사가 어려운 판에 쇼핑몰이 전자매장으로 가득 차 이대로 가다가는 문을 닫을 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을 느꼈다”는 최 사장은 “상권을 처음부터 다시 분석한 결과 복합쇼핑몰로 가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취임과 함께 임대매장 계약자 대표를 불러 모았다. 이 자리에서 최 사장은 아이파크몰 본사에서 브랜드 유치를 비롯한 운영관리를 하고, 수익금을 회사와 계약자가 나눠 갖는 방식을 제안했다.
“처음에는 계약자들이 반대했지만 더 많은 수익을 내서 더 많은 이익을 갖게 될 수 있다고 설득했더니 모두 다 수긍을 하더군요. 그래서 계약자들과 곧장 상생협약을 맺었죠.”
이름도 대기업 현대의 이미지가 강한 아이파크몰로 고치고, 매장의 전체적인 재배치에 들어갔다. 리빙백화점, 디지털파크, 레포츠백화점, 레스토랑파크, 이스포츠 스타디엄 등 다양한 구색을 갖춘 매장이 하나 둘 들어섰고, 최종적으로 백화점은 화룡점정(畵龍點睛)이 됐다.
최 사장은 백화점 개장을 기점으로 아이파크몰이 엄청난 변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이파크몰은 용산의 대표공간일 뿐 아니라 서울의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이라고 장담했다.
최 사장은 “아이파크몰은 용산 발전의 시작에 불과하다. 2015년까지 이 일대 13만4,000평에 초고층 주상복합타운, 친환경 주거공간이 결합된 국제첨단업무지구가 탄생하게 된다”며 “미국의 몰오브아메리카, 일본의 커넬시티, 홍콩의 하버시티와 견줄 수 있는 세계적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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