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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태양계 행성 퇴출'/ 새로운 행성 발견가능성은 거의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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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왕성, 태양계 행성 퇴출'/ 새로운 행성 발견가능성은 거의 '0'

입력
2006.08.29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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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천문연맹(IAU)이 24일 체코 프라하 총회에서 명왕성을 행성에서 왜소행성으로 격하시키는 행성의 기준을 새로 마련하면서 천문학계와 관련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특히 명왕성을 발견한 데 이어 명왕성 탐사 우주선 ‘뉴 호라이즌스(New Horizons)’를 발사한 미국은 IAU의 결정 번복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서는 등 유럽 천문학계와 정치적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어떤 배경에서 명왕성이 행성의 자리를 잃게 됐는지, 최근 천문학계가 주목하는 태양계 연구 주제는 무엇인지 문답을 통해 알아본다.

_왜 하필 명왕성만 제외

명왕성은 금성과 지구 등 8개의 행성과는 약간 다른 점이 있다. 먼저 궤도가 심하게 찌그러진 타원 궤도여서 태양에 가까울 때는 해왕성 궤도를 침범한다. 다른 행성들이 모두 비슷한 공전면 위에서 태양을 도는 반면 명왕성의 공전면은 15도 정도 기울어져 있다. 명왕성은 지름 2,300㎞, 질량이 달의 6분의 1밖에 안 되는 꼬마 천체이기도 하다. 이러한 이유로 명왕성의 지위는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_왜 지금 문제가 되나

명왕성이 처음 발견된 1930년대에는 관측 망원경의 한계로 별의 크기와 조성 등을 명확히 알 수 없었다. 이후 2005년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마이크 브라운 교수가 명왕성보다 큰 천체 UB313(일명 제나)을 발견하면서 논란에 기름을 붓게 됐다. 지름 2,400㎞인 제나는 560년 주기로 태양을 돈다.

멀 때는 97AU(천문단위 태양-지구의 평균거리), 가까울 때는 38AU 거리다. 만약 명왕성이 행성의 지위를 유지했다면 제나는 10번째 행성으로 지명돼야 하며, 앞으로 수십개의 행성이 추가될 가능성이 있다. 제나는 고급 망원경으로 볼 때 고래자리에서 불그스름한 노란빛을 띤다.

_IAU가 결정한 내용은

행성의 기준을 새로 정했다. 행성은 ①태양 주위를 돌고 ②충분한 질량을 가져 자체 중력으로 유체역학적 평형을 이루는 한편 타원형이 아닌 구형(球形)을 유지하며 ③주변 궤도의 다른 천체들을 깨끗이 흡수할 수 있는 천체(공전 구역 내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하는 천제)로 규정된다.

명왕성은 ①, ②의 기준은 충족하지만 주변에 다른 천체들이 많아 ③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IAU는 행성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태양계 천체 중 위성(달처럼 행성을 도는 천체)이 아닌 것을 왜소행성(dwarf planetㆍ난쟁이 행성)으로 규정했다. 행성도 왜소행성도 아닌 천체는 태양계 소천체(small solar system bodies)로 규정했다. 소행성과 혜성 등이 여기에 속한다.

_논란의 주된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힘겨루기 측면이 있다. 또 과학적으로 행성 정의의 경계기준이 마련되지 못해 일부 천문학자들은 ‘어정쩡한 타협안’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뉴 호라이즌스 프로젝트에 참여중인 존스홉킨스대 응용물리실험실 해롤드 위버 교수는 “명왕성과 같은 천체들이 해왕성의 궤도를 도는데 그렇다면 해왕성도 주변의 천체를 깨끗이 흡수하지는 못한다(행성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다”며 “크기와 같은 명백한 기준을 없애고, 이론적 개념에 바탕을 둘 경우 연구가 진화하면서 앞으로 또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러나 “제나가 10번째 행성이 되지 못해 실망스럽지만 IAU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명왕성이 지금 발견됐더라면 절대 행성의 지위를 얻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_행성과 왜소행성은

행성은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의 8개뿐이다. 왜소행성으로는 명왕성, 제나, 그리고 소행성 중 가장 큰 세레스가 공식 인정됐다. 최근 명왕성, 제나와 같이 해왕성 바깥쪽 카이퍼 벨트에서 질량이 충분히 큰 천체가 발견되고 있어 왜소행성의 수는 수십개가 늘어날 수 있다.

태양계 행성 밖에도 많은 천체가 존재한다. 화성-목성 사이 소행성대가 존재한다는 것은 19세기 확인됐으나, 명왕성 바깥쪽에 작은 천체들이 밀집해 있는 카이퍼 벨트는 90년대 이후 관측됐다. 카이퍼 벨트는 이를 처음 예견한 천문학자(제럴드 카이퍼)의 이름을 땄다. 수십년~수천년 주기로 태양을 도는 혜성은 카이퍼 벨트 물질인 것으로 보고 있다. 명왕성, 제나도 마찬가지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뉴 호라이즌스 프로젝트는 카이퍼 벨트에 대한 첫 탐사이다.

_또 행성이 바뀔 일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행성목록이 바뀌긴 어렵다. 행성의 3가지 조건을 충족할 만한 새로운 별이 발견될 가능성이 적어 앞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과거 소동을 벌인 적은 있다.

1801년 1월 1일 소행성 세레스가 발견됐을 때 사람들은 주저 없이 이를 8번째 행성으로 지명했다. 하지만 무수히 많은 소행성이 잇따라 발견되자(소행성대에는 수십만~수백만개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850년대 천문학계는 세레스의 지위를 강등시키고 소행성이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도움말 한국천문연구원·미국천문학회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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