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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출판계 새 바람 분다/ 낡은 디자인·편집 버리고 일반 독자 눈높이 맞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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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출판계 새 바람 분다/ 낡은 디자인·편집 버리고 일반 독자 눈높이 맞추기…

입력
2006.08.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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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출판계에 개혁의 새 바람이 불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 출판부가 옛 경영 방식과 출판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재정난에 허덕이는 가운데 참신한 아이디어와 공격적 마케팅으로 일반 대형 출판사 못지않은 큰 성공을 거두는 대학 출판부가 속속 등장, 화제를 모으고 있다.

27일 대학가에 따르면 이화여대 출판부는 '가장 성공한 대학 출판부'로 꼽히고 있다. 해 마다 순이익만 3억원을 오르내릴 정도다. 최고 베스트셀러라는'며느리에게 주는 요리책'은 199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15만 권 이상 팔렸고, 얼마 전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영문판까지 냈다.

성공의 비결은 아카데미즘의 고답적 자세를 버리고 과감하게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추어 '팔리는 책'을 만든 데서 찾을 수 있다. 이대 출판부는 2002년 출판기획, 마케팅, 편집 전문가 9명을 외부에서 수혈, 칙칙한 디자인과 고리타분한 편집을 완전히 탈바꿈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대학생용 프랑스어 회화 교재가 전국 17개 대학에서 채택되는 등 이대 출판부 책은 다른 대학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문학 관련은'글빛', 외국어 서적은'이 프레스'로 하는 등 출판 종류에 따라 출판명을 달리하는 전략도 일반 출판사의 전문화 전략을 그대로 따온 것이다.

매년 교수 5명에게 저술 지원금 1,000만원씩을 주고, 학생 대상으로'글빛 문학상'을 만드는 등 대형 출판사 뺨치는 갖가지 마케팅 전략도 짜내고 있다. 김혜련 팀장은 "대학 출판부는 더 이상 교수들이나 대학본부가 시키는 대로 책이나 교재를 찍어내는 인쇄소가 아니다"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출판부 역시 전문 인력을 채용하고 기획 시리즈를 내놓으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여느 대학 출판부들이 대학 본부의 지원금 부족 타령을 하는 동안 성대 출판부는 매년 수 천 만원을 학교 발전 기금으로 내놓을 정도로 흑자 경영에 성공했다.

하지만 많은 대학의 경우 출판부 개혁은 아직 진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대 출판부를 비롯해 아직까지 홀로서기에 실패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울대 출판부 창고에는 1960년대 출간한 책을 비롯해 30만권이나 되는 책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다. 해마다 팔리지 않은 책 2만~3만 권이 쌓여 돈으로 치면'30억원 어치 애물단지'가 됐다. 서울대 출판부 관계자는 "논문집, 학회지 등을 대신 찍어주는 '인쇄업'으로 겨우 수지를 맞춘다"고 안타까워했다. 고려대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 4억원 어치 책을 창고 속에서 썩히고 있다.

대학 출판부 관계자들은 개혁이 어려운 이유로 "학술적 가치가 있지만 돈이 안 되는 책을 찍어 온데다 그나마 꾸준히 팔리던 수업 교재나 관련 서적도 인터넷 보급 이후 판매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아카데미즘'과 '상업성'의 균형에 대한 학내 합의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한 관계자는 "출판부가 수익을 거두고 양질의 책을 찍어낼수록 교수ㆍ학생들에 대한 저술, 학술 지원도 튼실해지게 마련"이라며 "수익 모델 개발, 상업성에 대한 대학본부 측의 인식 전환 등 개혁적인 마인드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유상호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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