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당정분리 원칙에 따라 정무수석은 물론 정무비서관, 정무기획비서관까지 순차적으로 폐지돼 '정무'라는 용어마저 사라졌던 청와대 비서실에 27일 정무팀이 부활했다. 1년 6개월 만이다.
정무팀장에는 신설된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긴 정태호(43) 대변인이 임명됐다. 정 대변인은 서울대 82학번의 운동권 출신으로 열린우리당 내 386 의원 등과 공감대가 넓은 편이다. 또 기획조정비서관을 정무기획비서관으로 바꿔 소문상(42) 기획조정비서관이 맡도록 했다.
청와대는 이강철 특보가 맡고 있는 정무특보를 복수의 특보단으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비상근이긴 하지만, 다수의 정무특보를 둬 실무라인인 정무팀과 별도로 여야 정치인들과의 막후 접촉 등 물밑대화를 강화하겠다는 구상으로 해석된다.
물론 청와대측은 "노 대통령의 당정분리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청와대의 정무기능이 부활, 강화됐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청와대의 이 같은 결정은 보다 원활한 당청간 또는 야당과의 대화를 통해 레임덕을 최소화하면서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노 대통령의 의중이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변인에는 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윤태영(45)연설기획비서관이 임명됐다. 윤 비서관은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연설비서관을 시작으로 대변인(2003년5월~2004년 6월), 제1부속실장(~2005년 11월), 연설기획비서관(~현재) 등 줄곧 노 대통령을 보좌해온 386 측근의 좌장격이다.
지난해 3월 월간중앙이 실시한 '노 대통령에게 영향을 끼치는 인물' 조사에서 당시 김원기 국회의장, 유인태 의원,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을 제치고 12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노 대통령의 신임은 물론 영향력도 크다.
이동국 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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