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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원들과 청와대 비서관의 한심한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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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의원들과 청와대 비서관의 한심한 공방

입력
2006.08.27 2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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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국회 운영위에서 의원들과 청와대 양정철 홍보기획비서관이 벌인 설전은 국민을 부끄러움과 분노로 몰아갔다. 국회 상임위 답변권 부여 자체가 논란이 될 만한 '일개 비서관'에 대해 의원들은 언론 보도 내용을 들이대는 데 머물렀고, '일개 비서관'은 기세가 등등해서 오히려 의원들의 질의 자세를 나무라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상임위는 유진룡 전 문화부차관의 경질 배경과 관련, 이른바 '배 째 드리죠' 발언의 장본인으로 지목된 양 비서관을 불러 놓은 자리였다. 유 전 차관과 양 비서관 사이에 오간 대화가 녹음되지 않은 이상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다만 유 전 차관의 경질을 전후한 여러 정황을 조직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발언의 개연성을 드러낼 수는 있었다. 그러나 차분한 사실 확인 대신 감정적 말싸움이 앞선 결과 아무런 의혹도 해명하지 못했다.

우리는 의원들의 '일개 비서관'이나 '당신' 발언에 곧바로 불쾌감을 표하고, 거침없는 비판론을 쏟아내는 양 비서관의 모습에서 이 정부 관계자들이 국회와 국민을 보는 전형적 눈길을 읽고 소스라쳐야 했다. 국회 질의에 답변하면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격식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음에 거슬리는 표현을 개인 간의 말싸움처럼 되받아 치기에 바빴을 뿐이다.

그가 평소에 청와대 상급자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꼿꼿하게 독기 담긴 대답을 했으리라곤 보지 않는다. 의견과 시각이 다른 국민이나 국회의원에게는 그래도 된다는, 도대체 근거를 알기 어려운 자신감과 거기에서 비롯한 오만함이다. 오죽하면 여당 의원까지 그의 답변 태도를 문제 삼았을까.

물론 의원들의 질의에도 문제가 있었다. 처음부터 양 비서관을 몰아붙이기에 바빴다. 윽박지르기만 하면 됐던 '좋았던 옛날'에 머문 모습이었다. 우리는 이런 모습에 실소를 하면서도 국회를 외면할 수 없다. 진정한 대의기관으로 성장해야 하는 당위 때문이며, 의원들의 배전의 노력과 정부의 국회 존중 자세가 절실한 것도 그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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