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곳곳에 '바다이야기' 간판이 많긴 많은가 보다. 외국에서 온 친구가 부산도 다녀오고 설악산도 다녀왔는데, 차창 너머로 숱하게 봤다는 것이다.
"멋있게 잘 만들었어. 눈에 확 들어와." "그래? 말만 들었지, 난 한 번도 못 봤는데." 고개를 갸우뚱거리자, 내가 걸을 때 땅만 내려다봐서 그럴 거란다. 아닌데. 스님도 보고 소도 보는데. 다만 나도 알베르토 망구엘이 '독서일기'에 토로했듯 '정체부터 알아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인간이어서 눈에 들어와도 알아보지 못했을 수 있다.
국도를 달리는데 또 그 간판이 눈에 띄어서 친구가 일행에게 물었단다. "저 바다이야기라는 게 체인점인가 봐요? 여기저기 있네요." "네, 요즘 인기가 대단한가 봐요." "그래요? 인기 비결이 뭘까요?" "글쎄요, 거기서 무슨 상품권을 준다고 하네요." "그래요?! 횟집에서 상품권을 줘요?!"
이미 식상한 얘기지만, 그 친구도 그때까지 정말 '바다이야기'가 횟집 이름인 줄 알았단다. 바다이야기도 횟집 이름으로 훌륭하지만, 내가 본 횟집 중에 '바다로 난 창'도 기억에 남는 이름이다. '바다로 난 창' 역시 게임 이름으로도 괜찮은 것 같다.
시인 황인숙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