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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끝난 '악몽의 사육'/ 10살때 납치·지하실 감금… 墺 18세 소녀 극적 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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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만에 끝난 '악몽의 사육'/ 10살때 납치·지하실 감금… 墺 18세 소녀 극적 생환

입력
2006.08.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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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3월 납치돼 오스트리아 전역을 떠들썩하게 만든 10세 소녀가 8년만에 극적으로 생환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23일 빈 교외의 마을인 슈트라스호프에서 주민들에 의해 신고된 18세 여성이 8년 전 납치된 나타샤 캄푸시(사진)라는 사실을 친부모가 확인했으며 DNA검사 결과로 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새 위원회를 설치해 카푸시 납치사건의 전말을 전면 재조사할 예정이다.

캄푸시는 98년 3월 2일 등교하던 중 납치돼 슈트라스호프의 한 가옥 지하실에 8년 동안 갇혀있다 납치범 볼프강 프리클로필(44)이 방심한 사이에 집을 빠져나가 이웃에 사는 노파에게 도움을 요청, 경찰의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의 집은 캄푸시의 자택에서 불과 10㎞ 떨어진 곳에 있었다. 이웃들은 평소 그를 알고 지내는 사이여서 아무런 의심을 하지 않았다. 범인은 캄푸시가 집 밖으로 달아나자 황급히 차를 몰고 밖으로 나갔다 몇 시간 뒤 열차에 치여 사망한 채로 경찰에 발견됐다.

캄푸시가 갇혀있던 장소는 프리클로필의 집 차고 지하로, 입구가 낮아 기어야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지하감옥’이었다. 6㎡ 의 좁은 면적에 창문도 없는 이 지하방은 경찰 수색 당시 옷가지와 잡지, 잡다한 세간살이가 어지럽게 널려져 있던 상태였다.

경찰은 캄푸시가 범인이 시키는 집안 허드렛일을 하기 위해 가끔 방을 나올 수 있었는데, 탈출하던 날 당일에는 진공청소기로 차를 청소하다 전화를 하던 범인이 소음을 피하려 멀찌감치 떨어져 있자 열려있던 문으로 빠져나갔다고 설명했다.

언론들은 캄푸시가 납치범을 ‘주인님’으로 불렀다면서 심리학자들은 그가 ‘스톡홀름 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을 밝히고 있다고 전했다. 스톡홀름 증후군이란 인질로 잡힌 사람들이 인질범에게 정신적으로 동화돼 자신을 볼모로 잡은 법인들에게 호감과 지지를 나타내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1973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은행에 침입한 4명의 무장강도가 벌인 인질 사건에서 처음 관찰된데서 유래했다.

캄푸시가 탈출한 직후 납치범이 몰던 빨간색 BMW는 빈의 한 주차장에 버려진 채로 발견됐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그의 몸이 열차에 치여 갈갈이 찢겨졌지만 주머니에 있던 차 열쇠와 입고 있던 옷을 통해 신원을 확인했다면서 그가 자살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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